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손흥민이 야유하는 중국 응원단을 향해 3대0으로 이기겠다는 제스쳐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자신의 127번째 A매치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톱 시드 배정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 6차전에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A매치 127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이영표와 역대 최다 출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득점 부문에서는 지난 6일 싱가포르와 5차전에서 2골을 넣으며 48골을 기록 중이다. A매치 역대 최다골 2위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50골)을 2골 차로 바짝 쫓았다.
손흥민은 전날 사전 기자회견에서 "기록을 갖고 계신 분들, 그 기록을 깨려는 현역 선수들 모두 대단하다"면서 "내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록에 대한 욕심보다 승리가 먼저였다. 한국은 이미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했으나, 톱 시드 배정을 위해 승리가 필요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중국전에서 승리하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3위를 확정해 3차 예선에서 1위 일본(18위), 2위 이란(20위)과 같은 조로 묶이는 걸 피할 수 있었다. 4위인 호주(24위)와 격차를 벌리려면 중국을 꺾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손흥민은 "수월한 경기는 없다. 서울에서 하는 만큼 팬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오시기 때문에 재미있고 좋은 축구를 해야 한다"면서 "일단 내일 경기만 생각하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화손흥민은 중국의 골문을 열기 위해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첫 슈팅을 시도했다. 왼쪽 측면부터 공을 몰고 중앙 부근으로 쇄도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으나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곧바로 손흥민은 비슷한 지역에서 다시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수비의 발에 걸려 프리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키커로 나서 직접 슈팅했으나 이번에도 골키퍼의 손끝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28분에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환상적인 호흡을 뽐냈다. 이강인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손흥민의 패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44분에도 날카로운 패스로 중국을 위협했다. 역습 상황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는 황희찬을 향해 절묘한 스루패스를 넣었으나 한 끗 차이로 아쉽게 닿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중국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비교적 약체인 중국 입장에서는 나름 선전한 결과였다.
중국 응원단은 한국을 향해 야유를 퍼부으며 사기를 북돋았다. 이에 손흥민은 3대0으로 이기겠다는 제스처를 하며 맞대응해 한국 응원단의 응원을 유도했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선제골을 넣은 이강인이 손흥민과 환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전반 내내 중국의 수비에 고전한 한국은 후반 15분 변화를 꾀했다. 이재성(마인츠)과 박승욱(김천 상무)를 빼고 주민규(울산 HD)와 황재원(대구FC)을 투입했다.
공교롭게도 교체 투입과 동시에 선제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올린 컷백을 이강인이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패스는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돼 공식 도움으로 기록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강인의 선제골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패스였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중국의 수비를 끊임없이 위협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하지만 중국이 골문을 굳게 걸어잠든 탓에 결국 추가 득점 없이 1대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손흥민은 비록 득점은 없었으나, 이강인의 귀중한 선제 결승골을 도우며 한국의 3차 예선 톱 시드 배정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