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중순부터 케냐에 '살인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망자 300명 이상, 이재민 20만명 발생
▷ 4월 16일 사막의 나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전역에 12시간 동안 1년치 내릴 폭우 쏟아져
▷ 4월 16일부터 중국 남부 광둥성에 내린 폭우로 14명 사망, 11만명 대피
▷ 4월 29일부터 브라질 남부 지역을 강타한 집중 호우로 최소 83명 사망
▷ 5월초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강한 폭풍우로 비상상태 선포
▷ 최근 독일 남부 일부 지역에 수일째 계속되는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례적 폭우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 현상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가해지는 열에너지는 태양으로부터 옵니다. 적정한 양의 에너지만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는 우주 공간으로 복사해 내면서 정상적인 지구활동을 합니다. 문제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등의 증가로 지구에서 배출하는 열이 쌓이면서 벌어집니다.
온실가스가 지구의 복사열이 우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면서 지구는 일종의 비닐하우스에 갇힌 것처럼 수면과 지면의 온도가 점차 올라가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태양열 에너지를 받아주는 바다가 뜨거워지고 공기마저 전례 없이 달궈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를 넘어 '끓고 있는 지구'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들끓고 있는 지구…온도 1.5도 상승 현실화
지난 2015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195개국은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하고 2015년부터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약 1.5~2도 내로 유지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의 주요 발생 원인인 탄소를 점진적으로 줄여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의 시대로 향하자는 약속입니다. 파리협약에서 강조된 1.5도 상승은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를 통한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인류가 반드시 지켜야 할 온도인 것입니다.
다만 1.5도 상승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이미 가속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에 속도를 늦추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죠. 기후 관련 전문가와 국제기구는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할 시점을 2030년 이후로 예상했습니다. 이미 1.5도 이상 상승했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지구 평균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45도 높았으며 174년 만에 가장 더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의 지구 표면 온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특히 일시적이지만 지구 기온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23일까지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도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기존 월간 지구 평균 지표면 기온 최고치인 2019년 16.63도를 상회한 기록입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관측 이래로 17도를 넘어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지난해 7월 3일에 처음 깨졌고 사흘 뒤인 6일에는 17.08도를 기록했습니다. 이전 기록은 2016년 8월 13일의 16.8도였습니다. 지난해 기록 17.08도는 올해 또 깨질 수도 있습니다.
해수면 온도는 1년 넘게 최고 기록을 달마다 새로 쓰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 자료를 보면, 4월 전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1.07도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거침없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로 인한 열의 대부분을 바다가 흡수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바다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대기 습도를 올려 태풍의 에너지를 강하게 만들고, 폭우 등 잦은 기상 이변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바다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간 데다 온실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의 산성화를 부추겨 '백화현상'으로 산호초의 대량 폐사를 유발하는 등 해양 생물의 생존도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류는 그동안 기후변화협약(1992년), 교토 의정서(1997년), 파리협정(2015년) 등을 통해 기후 위험을 일부 줄이는 데 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계는 뚜렷합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2023년)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유발한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현재(2011~2020년) 1.1도 상승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후 탄소 배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인간 활동이 지구 표면 온도를 1도 넘게 끌어올린 것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에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면서 온난화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추세대로면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2.5~2.9도 올라 지구 온난화가 한계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산업화 이전 대비 2~3도 상승시 지구에는 피할 수 없는 재앙이 옵니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2~3도 정도만 높아지더라도 지구 상의 생물종 가운데 60% 이상이 멸종될 수 있습니다.
또 절반 이상의 종은 서식지를 지금보다 북쪽이나 높은 곳으로 옮기게 되고, 식물의 3분의 2는 봄철 생육이 빨라져 웃자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빙하 녹는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 1.5~2배 빨라지고 호우의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 역시 거세집니다. 태풍 같은 열대저기압 발생이 빈번해지는 동시에 몇몇 지역에서는 가뭄이 증가하면서 기후 양극화가 커져 인류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40억 명이 물부족을 겪게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타 지역에 비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은 극한 기온 발생 등의 영향으로 식량, 물 안보 부문 위기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와 함께 인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심각해지고,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홍수로 인해 도시 기반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년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는 세계 평균보다 더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30년 간의 평균기온 상승폭이 직전 30년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빠르고, 이로 인해 아시아 곳곳에서 수해와 가뭄이 빈발해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파키스탄에서는 대홍수가 발생해 국토의 3분의 1이 잠겼으며, 2023년 8월에는 중국 베이징과 허베이성에 14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같은 해 9월에는 홍콩에 139년 만의 대폭우가 쏟아져 홍콩 증시가 휴장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올해 4월말 미얀마 중부 지역 마궤주는 48.2도까지 치솟아 관측 이래 5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인접 국가 태국의 일부 지역도 44.2도까지 관측됐고, 수도 방콕은 40도까지 올랐습니다.
4월 28일 베트남에서는 올해 가장 높은 44도를 기록했고, 같은 날 남부 동나이 지역 저수지에서는 폭염으로 200만톤에 달하는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습니다.
대한민국도 이상기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기상청이 국무조정실 등 12개 부처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발간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 기후는 한 마디로 '기후 양극화'로 표현됐습니다.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고기온의 이상고온 현상은 주로 이른 3월이나 늦은 9월에 나타났습니다. 9월의 평균기온은 22.6도로 역시 197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1935년 이후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한 날은 57.8일, 1년 365일 가운데 약 16%에 달합니다.
11월과 12월 초순 반팔을 입을 정도로 높았던 기온은 12월 중순에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11월 전국 하루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날과 가장 낮은 날의 차이는 19.8도였고, 12월 하루 평균기온은 최대 20.6도까지 벌어지며 1973년 이후 가장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봄 남부지방은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습니다. 2022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가뭄이 지난해 봄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광주와 전남의 가뭄은 281.3일로 전국 기상관측망이 만들어진 1973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4월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가뭄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다가 5월 초부터는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가뭄이 심했던 남부지방의 5월 강수량은 191.3mm로 평년(79.3~125.5mm)보다 많았습니다.
장마철에는 폭우가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장마철 강수량은 전국 660.2mm로 평년 356.7mm의 2배 가까이였으며 장마철 강수일 역시 22.1일로 평년 17.3일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특히 7월 중순에는 충청 이남에 정체전선이 장기간 머물며 남부지방 장마철 누적 강수량이 712.3mm로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극심한 가뭄이 온 후 평년보다 많은 비가 쏟아졌다는 겁니다.
온난화에 따른 기후플레이션 그리고 생존 위협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나 극한 날씨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클라이밋플레이션·climateflation)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해 1분기 톤당 5626달러에서 80% 급등한 1만 88달러로 나타났습니다.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만달러 선을 돌파한 수치입니다.
세계 올리브유의 40%를 생산하는 스페인에 최근 2년 동안 이상기후가 지속돼 폭염과 가뭄이 이어진 영향이 컸습니다. 연간 130만~150만톤에 달하던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량은 2022~2023년 66만톤으로 감소했습니다. 주요 올리브 생산국인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도 지난해 생산량이 급감해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의 가뭄이 극심했던 탓에 지난달 10일 기준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8891달러로 1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쓰이는 로부스타 원두 가격도 1년 새 30% 넘게 급등했습니다. 최근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로부스타 선물(7월물) 가격은 톤당 3440달러로, 지난해 5월 평균 가격 2622달러보다 31.3% 증가했습니다. 로부스타 가격이 오른 것은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주산지인 베트남 중부 고원지방이 가뭄을 겪으면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설탕 역시 기후변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세계 2위와 3위 수출국인 인도와 태국에서 엘니뇨 영향에 따른 극심한 가뭄으로 설탕 생산이 급감했습니다. 인도의 생산량 전망치 상향 조정과 태국의 수확 속도 개선 덕분에 설탕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국내 농산물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올초 '금사과'를 넘어 '다이아 사과'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사과값이 폭등한 것은 냉해로 사과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수박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월 수박 1통 평균 가격은 3만 336원을 기록했습니다. 평년 가격 1만 9859원보다 52.8% 올랐습니다. 수박 가격이 뛴 것은 지난겨울 비가 자주 내려 일조량이 크게 줄어든 탓에 수박의 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참외도 비슷합니다. 4월 참외 10개 가격 평균은 3만 1586원을 기록했습니다. 평년 가격 1만 5822원보다 99.6% 비싸졌습니다. 배는 평균값 4만 5064원(10개)을 찍었습니다. 역시 예년보다 7659원(20.6%) 비싸졌습니다.
최근에는 전남·제주·경남 등 전국 마늘 주산지에서 마늘쪽 수가 12개 이상으로 분화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벌마늘' 현상이 발생해 정부가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평년 대비 겨울 기온이 높고 2~3월 일조량이 부족한 게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더 자주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날씨가 농작물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작황 부진에 따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남 얘기인 줄로만 알았던 기후 위기가 우리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입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의 '기후변화의 경제적 수행력' 논문에 따르면 2022년 여름 유럽 각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닥치자 식품 물가가 0.43~0.93%포인트 올랐다고 분석됐습니다. 연구소는 2035년이 되면 기온 상승으로 인한 '기후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물가가 최대 3.2%포인트 오르고 전체 물가는 최대 1.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2050년 기후 변화로 인한 전 세계 연간 피해액은 약 19조~59조 달러(한화 2경 6600조~8경 2600조원)입니다. 이는 2050년 세계경제 추계의 19%가량입니다. 이러한 피해 규모는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 온난화를 2도 이내로 억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6배나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연구소는 기후플레이션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꼽았습니다. 우리나라도 2050년 소득이 약 1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과 독일(11%), 일본(12%)보다 더 큽니다.
기후플레이션에 따른 물가변동은 통화정책으로 제어도 어렵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통화정책과 기후의 연결고리'란 보고서를 통해 부정적인 기후 환경에서는 통화정책만으로 물가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IMF는 강수량이 적고 기온이 높은 부정적인 기후 환경에서는 기준금리를 1%p 올린다 해도 향후 2년간 물가상승률은 0.6%p 하락하는 데 그친다고 전망했습니다. 기후 환경 개선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기후플레이션에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단 의미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또한 국지적인 날씨 충격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농산물 수입 확대나 기후 변화에 맞는 품종 개량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온난화로 폭염의 강도가 세지는 것은 물론 지속 시간, 발생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열에 취약한 노약자들의 생존까지 위협받게 됩니다.
이탈리아 유럽-지중해 기후 변화 연구센터(CMCC), CMCC 유럽 경제·환경 연구소, 카포스카리대 경제학과, 오스트리아 국제 응용 시스템 분석 연구소, 미국 보스턴대 지구·환경학과, 사회학과 공동 연구팀은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최대 2억 4600만 명의 노년층이 생존을 위협하는 폭염에 노출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연구팀은 전 세계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평균 기온이 높은 날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와 극한 폭염에 단시간 노출되는 급성 노출의 빈도와 강도를 정량화해 비교했습니다.
2050년에 69세 이상 전 세계 인구의 23% 이상이 열사병이나 일사병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37.5도 이상의 기온이 일상화되는 기후에서 살게 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는 2020년 14%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1억 7700만~2억 4600만 명의 노인이 극한 폭염에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특히 폭염에 대한 건강상 악영향은 적응 대응력이 낮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지난달 10일 태국 보건부는 올해 들어 열사병으로 6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전체 열사병 사망자 수 37명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또 최근 인도 수도 뉴델리는 낮 최고기온이 49.9도를 기록하는 등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열사병은 1만 6천건이 발생했고 지난 3월부터 최소 60명이 폭염으로 사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281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2년 1564명보다 80.2% 증가한 수준입니다.
신고된 온열질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21.3%)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60대(18.2%), 40대(13.7%), 30대(11.5%)와 70대(11.5%), 20대(10.3%) 순이었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온열질환자 수는 80세 이상(11.5명)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해 신고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총 32명을 성별로 보면 남성 18명, 여성 14명이었습니다. 60세 이상 연령(16명·50.0%)과 실외(26명·81.3%) 발생이 많았고 사망자의 추정 사인은 주로 열사병(90.6%)으로 조사됐습니다.
늦든 빠르든 2도 상승은 온다…그 이상은 막아야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2023년)는 최악의 경우 2100년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보다 4.4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IPCC 보고서 주요 저자 및 편집자 380명 중 약 77%가 이번 세기 안에 산업화(1850~1900년)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이 최소 2.5도 상승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응답자 중 절반 정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이번 세기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최소 3도 이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단 6%만이 국제사회의 장기 공동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1.5도 이하 억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보다 훨씬 더 강도와 빈도가 높은 폭염, 산불, 홍수, 폭풍으로 인해 기근이나 분쟁, 대량 이주가 발생하는 암울한 미래를 예상했습니다. 또한 수많은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명확한 과학적 증거에도 정부가 발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절망감과 분노 등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IPCC 6차보고서는 향후 10년 간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려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이 넷제로 상태(이산화탄소 등 6대 온실가스의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한다고 설명했고, 2도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19년 대비 27% 감축이 필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 빠르게 줄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부와 시민사회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든 부문과 시스템에 걸쳐 신속환 전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노력들을 넓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CCS 기술 활용, 무배출 전력시스템, 발전원 다양화 등이 필요하고 산업 부문에서는 수요 관리, 생산 공정의 혁신적 변화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수송 부문에서는 바이오 연료, 전기차 등이 온실가스 배출에 효과가 있다고 봤습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향후 10년 간 연평균 투자비를 현재 수준보다 3~6배까지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 밖에 도시, 주택, 인프라, 토지, 해양, 식품, 물, 건강, 사회, 생계, 경제, 형평성, 거버넌스, 국가제도, 정책, 화석연료 정책, 기술, 국제협력 등 각 부문별로 단기적인 감축 노력을 제시했습니다.
6대 온실 가스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입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단연 이산화탄소와 메탄입니다. 이산화탄소는 산업화의 산물인 석탄, 천연가스, 석유 화학, 화력발전소, 자동차 매연, 비행기 등에서 발생하고 메탄은 소나 양 등 가축 배설물과 인간이 쏟아내는 각종 쓰레기에서 배출됩니다.
현재 추세로는 지구 온도의 상승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대재앙이 오는 시기를 늦출 수는 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노력하고, 우리 모두가 작은 실천에라도 나선다면 조금은 늦출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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