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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김진표 "尹, 21대 마지막 거부권? 안 쓰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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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제 도입 큰 보람…선거제 개혁 아쉬워
연금개혁 13%합의도 기적, 모수개혁부터 해야
구조·모수개혁 함께 못 해…22대서 원점 갈 것
대통령실, '채 특검법' 반대? 올 오어 낫싱 전략
의장 중립성? 당적 가지면 조정력 급격히 줄어
팬덤 정치, '노사모' 팬덤처럼 건강해져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진표 (국회의장)

마지막까지 뜨거웠던 21대 국회 오늘로 그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분의 퇴임식도 오늘 열립니다.

★제가 돌아보니 공무원의 길 30년, 정치인의 길 20년을 걸어왔습니다. 공직 50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소회는 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평생을 바쳐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었던 행운아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 김현정> 바로 이분입니다. 김진표 국회의장. 여러분은 지난 4년 돌아보면 어떤 장면 떠오르세요하는 21대 국회의 장면도 궁금해집니다.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김진표 의장님 어서 오십시오.

◆ 김진표> 반갑습니다.

◇ 김현정> 21대 국회의 마지막 날. 그 귀한 시간을 뉴스쇼와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진표> 감사합니다. 불러주셔서.

◇ 김현정> 퇴임식이 오늘 오후 5시인가요? 5시. 그냥 21대 국회의 마지막 날 정도가 아니라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공무원의 길 30년, 정치인의 길 20년, 공직 50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날이 오늘인데 막상 그날이 오니까 기분이 어떠세요?

◆ 김진표> 제가 굉장히 열심히 하느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큰 후회는 없지만 그러나 다 못 이룬 것도 있으니까 그렇게 보면 시원섭섭하다고 그러는 게 맞겠죠.

◇ 김현정> 굉장히 전형적인 말인데요. 그런데 그 말이 정답이죠. 시원하지만 섭섭한 것도 많이 남는 그런 아침. 그 50년 공직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을 하나 꼽아보십시오 하면 어떤 것.

◆ 김진표> 한 가지만 얘기하면 제가 공직생활 국장 때 김영삼 대통령을 모시고 실무 책임자로 금융실명제를.

◇ 김현정> 금융실명제.

◆ 김진표> 집에 몇 달을 못 들어가서 준비해서 성공시켰을 때 그때 하루에 한 서너 시간씩 자고 한 몇 달을 버텼는데 그래도 그것이 우리 경제를 투명하게 하고 또 정치도 돈 안 드는 선거, 이런 선거공영제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으니까. 또 이 부패를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니까.

◇ 김현정> 물론이죠.

◆ 김진표> 그런 점에서는 가장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금융실명제 만들던 그때 국장이셨으면 완전 실무자셨네요, 진짜.

◆ 김진표> 네.

◇ 김현정> 김진표 의장님이 만드신 거네요, 그거.

◆ 김진표> 제가 실무 책임자예요. 저는 금융실명제에 두 번이나 관여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 김진표> 처음에 장영자 사건으로 조흥은행이 거덜 났을 때 그때 전두환 대통령이 국보위로 대통령이 당선되고 크게 흔들렸을 때 1차 실명제를 했고 그때는 제가 사무관이었고.

◇ 김현정> 사무관, 공무원.

◆ 김진표> 김재익 수석, 강경식 부총리, 저 이렇게 극소수의 사람만 1차 실명제를 했는데 그거는 사실상 실패하고 법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10년이 지난 김영삼 대통령 때 그때는 제가 국장이 되고 김영삼 대통령 취임하면서 바로 금융실명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서 했고 그때도 제가 비밀 작업의 실무 책임자였죠.

◇ 김현정> 금융실명제를 만든 그 장면을 가장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다 하셨고 그러면 국회의원 하셨고 경기도지사, 장관, 총리, 국회의장까지 대통령 빼고 다 하셨잖아요.

◆ 김진표> 그중에 경기도지사는 도전했다 실패했고요.

◇ 김현정> 그러셨던가요? 그러면 지사랑 대통령 빼고 다 하셨군요. 지난 50년 돌아볼 때 내가 정말 두루두루 다 했지만 이거 하나 아쉽다, 이런 거는 뭐가 있으실까요?

◆ 김진표> 아무래도 정치할 때 우리 김현정 앵커께서도 참여해서 많이 도와주셨지만 우리가 이 협치를 좀 제도화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선거제 개혁이었는데 그걸 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제가 짜낼 수 있는 모든 건 다 짜내서 전원위원회도 해보고 다 여론조사도 하고 공론화 조사도 하고 해서 정말 말을 물가까지 다 끌고 갔었는데 마지막 물을 먹이는 데는 실패를 해서 그걸 못 이룬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저도 자문위원으로 참여를 했었어요. 여러 명 중에 1명으로 참여해서 제 의견도 내고 했었는데 그러니까 이 선거제가 극단적인 정치 환경을 만드는데 지금의 선거제가 일조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가지고 뭔가 좀 개선해보자.

◆ 김진표> 당장 이번만 해도 이번에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71석을 더 많이 당선시켰는데 실제로 득표율에서는 5.4%밖에 차이가 안 납니다. 그 말은 사표가 무려 45%나 되거든요.

◇ 김현정> 늘 사표가 많죠.

◆ 김진표> 늘 사표가 40% 이상이 되니까 이 국민의 뜻이 실제 결과로 연결해서 잘 나타나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는 선거제 그리고 그런 선거가 결국은 뭘 만드냐 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표만 이기면 된다. 그러니까 자꾸 진영정치, 팬덤 정치와 결합을 해서 나쁜 방향으로 작용을 합니다. 5년 단임제하고 또 결합을 해서 5년만 견디면 된다 하고 여야가 극한적인 대립을 해서 자기 진영만 결집시켜서 한 표만 이기면 당선되니까 그런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이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려면 여야가 공존할 수 있어야 된다. 그래서 항상 국민의 눈높이에서 법안이든 예산안이든 문제를 심의하는 성숙한 정치를 해야 되는데 우리 경제나 모든 사회 문화나 예술이나 다 그런 성숙도가 높아지는데 정치는 아직도 계속 옛날 독재정권, 군사정권 때 대결, 갈등, 정치 이게 계속 그대로 남아 있어서.

◇ 김현정> 더 지독해지는 것 같아요.

◆ 김진표> 그게 참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그걸 좀 타파해 보자라고 했는데 사실은 그게 마지막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그게 가장 아쉽다, 가장 아쉽다 그런 말씀. 김진표 의장님 지난 일요일이던가요? 갑자기 기자회견 열고 국민연금 개혁안이라도 제발 21대 국회에 처리합시다. 합의해서 처리합시다 제안하셨잖아요. 혹시 그 제안도 지금 말씀하신 협치에 대한 절박함, 이런 것에서 비롯된 걸까요?

◆ 김진표> 그것도 연결이 되지만 다른 거하고 달라서 국민연금이라고 하는 것은 전 국민에게 이해관계가 있거든요. 근로자도 자영업자도 주부도 노후생활을 위해서 정부가 만들어 놓은 이 제도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거의 국민의 8~90%. 세금보다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세금은 세금을 전혀 안 내는 사람이 전체의 한 40% 되니까 직접세를. 그런데 연금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렇게 중요한 것을 2007년에 모수개혁을 한번 하고 그리고 지금까지 못 했어요.

◇ 김현정> 못 했어요.

◆ 김진표> 그런데 정부는 계속해서 5년마다 재정 재계산해서 보고를 하면서 연금의 고갈 예상 연도가 2060년, 2007년에 2060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먼 세월인 줄 알았는데 2007년에 2060년인. 그런데 그게 5년 당겨졌다, 지금 와서. 작년에 그런 보고를 했거든요. 그럼 급해졌거든요. 그러면 연금 기반이 무너질 우려가 있죠. 왜냐하면 지금 신입사원이나 이런 사람들 연금 들 생각이 나겠습니까? 그래서 이 개혁이 시급한데 왜 못했냐 하면 바로 모수개혁 때문에 못 했습니다. 17년간. 모수개혁이라는 건 부담률을 우선 높여야 되는데 사용자 단체 또 노동단체 다 부담이 늘어나는 걸 싫어하니까 이게 합의가 안 됐죠. 그런데 이번에 공론화 국회 예산을 20억 가까이 쓰면서 공론화 작업을 하는 과정에 그분들이 다 대표가 참여해서 서로 깊이 합숙하면서 토론하고 이해하고 그러면 9%를 13%까지 올리는 데 합의를 했거든요.

◇ 김현정> 9% 내던 걸 13%로 올리는 데까지 올린 것도 기적이다.

◆ 김진표> 기적이죠. 그리고 정치권에서 45%로 할 거냐, 소득대체율을 50으로 할 거냐 간격이 컸다가 그것도 마지막에 이재명 대표가 결단을 내려서 44%를 국민의힘이 주장하던 걸 받겠다 하니까 그러면 이렇게 합의 이루어내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모수개혁이라도 해야 된다.

◇ 김현정> 이거라도 해야 된다.

◆ 김진표> 그다음에 여태까지 구조개혁을 모수개혁과 함께 하자는 전문가들의 주장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구조개혁을 하게 되면 구조개혁에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공무원연금하고 군인연금을 함께 개혁하자는 얘기인데 그렇게 되면 공무원 이익단체, 군인 이익단체들의 문제로 거기에 이익단체가 구체적인 조직화가 돼서 반대를 하고 저항을 하니까 사용자 단체나 노동단체가 모처럼 합의한 것까지도 근본적으로 깨지게 되거든요.

◇ 김현정> 여기까지 국민연금 논의 온 것까지도 다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 그 말씀이신 거예요?

◆ 김진표> 그렇죠. 그래서 먼저 모수 이걸 해야 되고 22대 국회에 지금 어차피 넘어갔는데 제가 아주 확실히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두 개를 함께는 못합니다.

◇ 김현정> 구조개혁, 모수개혁 같이 못 해요?

◆ 김진표> 네,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하려면 22대 4년 내내 해도 못할 겁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인 건 구조 개혁까지 같이 해서 좀 영구히 갈 수 있는 연금제도 만들자 이게 말은 맞잖아요.

◆ 김진표> 말은 맞지만 실제로 모수개혁을 먼저 해서 연금구조를 탄탄히 한 다음에 군인연금 또 공무원 연금이 특별한 특혜를 받는 거니까 특혜를 받는 집단을 이거를 하나로 통합하려면 디바이드 앤드 룰로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 저항 세력을 한꺼번에 몰아가지고 하면 이게 산으로 가죠. 그래서 여태까지 못 했던 건데 그래서 안타깝고요. 그다음에 신연금을 도입해서 세대 간의 부담을 원천적으로 해결하자 하는데 그거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공론화 과정에서 그런 주장을 KDI 학자들이 와서 보고를 해서 토론을 했는데 KDI의 전제는 부담률을 15.9%로 올리고 또 그렇게 했을 때 신연금은 15.9%로 해서 하고 그다음에 현재 가입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구연금은 신연금과 분리해서 거기에 무려 1700조의 재정 투입을 해서 현행법상의 지급 의무를 이행하자 이런 얘기거든요. 그러면 1700조가 작은 돈이 아니지 않습니까? 1년 예산의 3배가 되는데. 그건 말이 안 됩니다. 실제로는 15.9%로 만일 부담률을 높일 수만 있다면 그러면 우리 보건복지부가 계산해 보니까 600조만 투입하면 세대 간의 부담 아무것도 없이 현재의 연금 구조 틀에서 잘해 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전체 국민을 하나로 막는 연금 틀이 모수가 크니까 전체적으로도 모든 국민에게 고르게 형평성 있게 지급할 수 있지 왜 그거를 세대 간에 쪼개가지고 엄청난 재정 부담을 일으키면서 하느냐. 그건 바보 같은 일 아니냐.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모수개혁 합의 여기까지 온 것만이라도 하자, 제안하셨던 건데 결국 안 됐어요. 양당이 근처까지 갔는데 안 됐어요. 그런데 보니까 대통령실의 반대가 좀 컸더라고요.

◆ 김진표> 제가 보기에는 대통령실이나 여당이 결국 아무리 생각해 봐도 반대하는 이유를, 과거에는 그거라도 하자고 여당이 먼저 그랬거든요.

◇ 김현정> 그리고 이게 대통령 공약이잖아요.

◆ 김진표> 그렇죠. 그런데 왜 안 했을까? 제가 보기에는 채 상병 특검 때문에 이것 때문에 모든 것을 야당과 협력할 수 없다는 식의 올 오어 낫싱의 옛날 독재 정권 때 쓰던 것을 지금 똑같은 정치 행태를 보인다고밖에 얘기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때 독재정권 때는 그 올 오어 나싱의 정치를 야당이 했거든요. 목숨을 내걸고 단식투쟁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걸 여당이 하고 있어요. 국정을 운영하는 책임이 있는데 채 상병 특검이 뭐 그렇게 중요합니까? 그건 그대로 하면 되는 거고, 또 서로 타협해서 하면 되는데.

◇ 김현정> 그거는 말씀을, 뭐 그렇게 중요합니까라기보다는 그것도 중요하지만.

◆ 김진표> 그거보다는 연금이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 김현정> 이것도 온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 김진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연금을 꼭 좀 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하셨습니다만 안 됐고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이것도 어제 중요한 국회의 일정이었는데 의사일정 잡을 때 늘 합의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김진표 의장님이십니다만 이것만큼은 만일 합의가 안 돼도 본회의 열겠다 미리 예고를 하셨더라고요. 그건 왜 그렇습니까?

◆ 김진표> 왜냐하면 이게 국회법상 소위 패스트트랙이라고 불려지는 신속안건처리제도의 적용을 받는 거거든요. 작년 10월 6일에 이미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상정이 됐습니다. 그럼 법에 따라서 4월 3일까지는 여야가 충분히 협의를 하도록 하고 4월 3일 이후에는 본회의에 언제든지 여야 합의안을 갖고 상정을 해야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3일부터 60일이 되는 6월 4일까지 협의를 못하면 법에서는 6월 4일 이후 첫 번째 본회의에서는 무조건 그 법을 가지고 표결하게 돼 있습니다. 강제 표결을. 그런데 이번 회기는 5월 29일 오늘로 끝나니까.

◇ 김현정> 끝나죠.

◆ 김진표> 닷새 전에 끝나니까. 그러면 제도를 운영해야 하는 국회의장 입장에서는 5월 29일 전에 거부권이 행사되더라도 그 재표결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해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5월 2일날 본회의에서 표결을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김진표> 그리고 거부권 행사하니까 재표결까지 한 거죠. 그런데 저는 그때 5월 2일날 본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그날 이태원 특별법을 제가 내놓은 조정안으로 여야가 합의해서 피해자 가족들도 만족하고 국민들도 참 잘했다, 이렇게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채 상병 특검법도 충분히 조정할 여지가 있다. 그래서 내가 그 조정안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 김진표> 그래서 이대로 좀 협의를 해서 5월 2일부터 시간이 충분하니까 하자고 그랬는데 이것도 여당이 절대로 협의 안 하고 그냥 무조건 부결시키겠다. 그러면 22대 가서 또다시 원점에서 새로운 갈등을 또 싸움을 또 시작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정치가 옛날 독재정치 때, 군사정권 때 올 오어 낫싱의 정치를 반복하면 이게 후진 정치거든요.

◇ 김현정> 후진 정치다.

◆ 김진표> 서로 합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합의할 수 있는 건 하고 그다음에 또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하는 스텝 바이 스텝으로 가야 된다.

◇ 김현정> 올 오어 낫싱이 아니라 스텝 바이 스텝의 국회가 좀 됐으면 좋겠다.

◆ 김진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

◆ 김진표> 국민들이 그걸 원합니다.

◇ 김현정> 어제 이 특검법안 표결 외에도 4개 법안을 더 본회의에 올리셨고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의장님은 늘 그렇듯이 양쪽에서 지금 항의받고 계시더라고요. 국민의힘에서는 왜 합의 없이 그렇게 올리셨냐 이거고 민주당에서는 왜 그거밖에 안 올리셨냐.

◆ 김진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양쪽에서 항의 받고 계시죠?

◆ 김진표> 이유가 국회법 93조에 있는 본회의에 7개 안건이 표결해서 무기명 비밀투표에 의해서 본회의에서 올라오는 것까지는 그건 의장도 어쩔 수 없는 절차에 따라서 한 겁니다. 그런데 그 7개 법이 오늘 본회의를 못하니까 어제 본회의로 끝나거든요. 그런 특수 사정. 그래서 국회법 93조 2에 보면 원칙적으로 1일의 숙려기간을 본회의에는 줘서 의원들이 깊이 생각할 시간을 줘야 된다 하는 게 있습니다. 다만 그 원칙을 국회의장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하여, 합의가 아닙니다. 협의하여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판단할 때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냐. 오늘로 국회가 끝나고 그러면 모든 법안이 폐기돼버리니까. 그러면 이 특별한 사정인데 협의는 제가 그제도 하고 어제도 하고 또 교섭단체 대표들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협의를 계속 했습니다. 어제도 최종적으로 종용하고서 국민의힘 대표에게 얘기를 했는데 국민의힘은 동의하지 않지만 제가 볼 때는 그 7개 중에 4개의 기록을 다 보니까 상임위 소위에서 여야가 실질적으로 다 합의해서 대안으로 통과시켰어요. 그럼 표결만 양당의 원내 전략상 민주당만 참여해서 됐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여야가 합의했거든요. 그러면 그 법안까지도 처리 못한다는 것은 회기 말에 이거는 입법경제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그 4개 법안, 대안으로 통과된 4개 법안은 제가 표결하도록 한 거고 나머지 3개 법안은 정부도 반대하고 여야 간의 의견차가 크니까 이거는 22대로 넘기더라도 국회법의 취지상 숙려 기간 없이 그대로 표결하는 것은 이건 국회의장의 권한을 벗어난다.


◇ 김현정> 지금 그렇게 고민 많이 해서 올리신 건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당에서 최소 3개 정도는 대통령한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겠다, 이런 이야기가 지금 나왔거든요. 사실 대통령의 거부권. 그러니까 국회가 야당 단독으로 통과를 시키고 그러면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하고 이런 식의 프로세스가 벌써 10번 넘게 이루어졌어요.

◆ 김진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국회에서는 왜 국회 입법권 무시하냐, 이렇게 얘기하는 거고 대통령실에서는 유일한 견제권이 거부권밖에 없어서 그렇다 이야기하고 국회의장으로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진표> 저는 그래서 아까도 스텝 바이 스텝의 정치를 하자는 것이 예를 들어서 가령 옛날에 노란봉투법 같은 거 보면 여당이 주장하는 것이 10개고 또 여당은 사용자 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그랬겠죠. 또 야당이 주장하는 게 10개라고 가정을 해보면 그 10개를 정확히 분석을 해보면 다 다른 게 아니라 한 5개, 6개는 같습니다. 그럼 저는 같은 분야를 조금씩 양보해서 가능하면 5개를 6개로 만들어서 6개로 통과를 시키자 하는 것이 제 조정안의 뜻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 대법원 판례가 이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례가 반복적으로 나와서 노조원의 배상에 관한 책임을 제한하는 그런 것이 시행되고 있거든요. 다만 이것은 그런 노동자들이 그런 구제를 받으려면 소송을 해서 대법원까지 가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비용이 얼마나 들고 시간이 얼마나 손해를 보고 그 고통이 얼마나 큽니까? 그러면 입법으로 현재 대법원이 반복적으로 내고 있는 그 판례대로만이라도 입법을 하면 조금씩 양보해서 그러면 노동자들에게 불필요한 소송에 따르는 모든 고통을 덜어줄 수 있지 않냐.

◇ 김현정>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합의가 잘 안 되고 여야 간에. 그러다 보니까 거대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를 시키고 그럼 또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하고 이게 과거에 비해서 너무 잦아요. 이 프로세스가.

◆ 김진표> 그런데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다 꼭 필요한데 합의된 것만이라도 일단 하고 나머지를 또 협의해 나가면 당장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대법원에까지 소송 안 하고도 노동부에 의해서 집행이 되니까 그런 도움을 받지 않습니까? 바로 그게 선진정치인데 왜 올 오어 낫싱의 정치를 반복하냐. 그거는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고 야당은 노조가 원하니까 무조건 노동관계법 2조, 3조를 다 고쳐야 된다. 또 사용자 단체를 받고 있는 여당은 둘 다 절대 안 된다. 그럴 게 아니라는 거죠. 서로 합리적으로 따져서 어차피 그렇게 시행되고 있는데 왜 소송비용과 그 시간의 고통을 그 많은 근로자들한테 안기냐. 그런 정치를 하자는 것이 제 주장이고 이번에 제가 7개 중에 4개를 통과시킨 것도 그런 취지입니다.

◇ 김현정> 거부권 행사도 그러면 야당이 통과시키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하고 이 프로세스도 아까 말씀하신 올 오어 낫싱, 이것의 연장선상.

◆ 김진표> 거기서 온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 4개 법안을 여당과 정부가 깊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재의 요구를 하든지 할 때 이게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게 맞는가 하는 거를 깊이 생각하고 판단해 주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이번 4개에 대해서는 거부권 행사 안 하셨으면 좋겠다.

◆ 김진표> 그렇습니다. 저는 안 하리라고 믿고 그 법안을 표결한 겁니다.

◇ 김현정> 오늘 퇴임하는 김진표 국회의장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아까 양쪽으로부터 늘상 항의받으신다 말씀드렸는데 그만큼 의장의 중립성을 중요시하는 의장이셨어요. 그런데 최근에 치러진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서는 그 중립성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출마한 후보들이 거의 모두가 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 우파도 좌파도 아니지만 중립도 아니다, 이런 발언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 의장의 중립성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김진표> 아마 민주당에서 그런 걸 한 것은 당내에서 경선 과정에서 많은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야 되니까 그런 발언을 하고 했겠죠. 그러나 막상 의장으로 누가 되든지 후보가 되면 또 그때는 여야 의원을 포함하여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되는 위치로 바뀌게 되죠. 그다음에 국회의장이라는 게 평생에 한 번 하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김진표> 정치인으로서 사실상 마지막 자리고 그런데 마지막 정치를 하면서 역사의 평가를 받아야 되는데 어느 한 우리가 2002년 이전에는 당적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의 정치를 평가를 그때 2002년에 해보고 국회가 완전히 정부의 시녀가 되고 그 근저에는 국회의장이 당적을 가지고 그 당시 다수당하고 완전히 돌아서 과거에 보면 대통령이 총리 인사 발표할 때 국회의장도 함께 발표하고 그런 식의 정치를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그때 당적 개념을.

◇ 김현정> 바꿨죠. 당적 같지 못하도록.

◆ 김진표> 그리고 이미 영국처럼 의회정치가 오래된 나라도 당적을 안 갖도록 하는 데서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적을 가지고 해도 예를 들면 저를 보고 국민의힘에서는 오늘도 저를 민주당하고 짬짬이 했다고 공격할 거 아닙니까? 당적을 가져도 그런데 당적을 안 갖게 되면 의장의 역할은 조정력은 급격히 줄어들 겁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당적을 안 가져도 욕을 하는데 당적 가지면 더 줄어든다, 그 말씀인 거죠?

◆ 김진표> 가지면 여당의 입장에서 그 국회의장의 말을 신뢰하겠습니까?

◇ 김현정> 지금 당적을 갖겠다는 건 아니지만 중립을 지키는 것만이 민심은 아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후보들께서.

◆ 김진표> 그렇죠. 그거는 맞는 얘기인데 항상 그래서 판단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서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이냐. 그러니까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의 대표로서 올바른 판단과 또 토론과 표결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국회의장의 책임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그렇게 하는 데 있어서는 의장이 국회법의 절차를 존중하면서 여야 의견을 최대로 들어서 여야가 가능하면 합의를 해나가되 어제와 같은 때는 법의 정신에 충실하게, 법에서 합의라고 안 하고 협의라고 했거든요. 제가 그동안은 협의라고도 했지만 합의를 하려고 노력하고 합의 안 되면 뒤로 미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뒤로 미룰 수가 없어요, 막바지니까.

◇ 김현정> 제가 중립 문제 왜 말씀을 드렸냐면 얼마 전에 초선이 되는 22대 국회 초선이 되는 당선자들 모아서 식사 대접하셨잖아요. 그 자리에서 진영의 주장에 반대하거나 이의 제기하는 사람을 수박으로 부르고 역적이나 배신자로 여긴다. 대의민주주의가 참 큰 위기다, 이런 말씀하셨더라고요. 지금 우리 정치의 팬덤화 현상, 팬덤 정치로 흐르는 것에 대해서 늘 문제 제기를 걱정을 하셨죠?

◆ 김진표> 팬덤이 건강한 팬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옛날 노사모 같은 팬덤은 황금저금통을 만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 자금을 십시일반 동전 가지고 모아서 도와드린다든가 이렇게 지원했지만 막상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당신들 이제부터 뭐하죠? 이렇게 물었을 때 그래서 그분들이 첫마디 한 말이 노짱 감독.

◇ 김현정> 감독, 감시하겠다.

◆ 김진표> 감시하겠다. 그게 건강한 팬덤 아닐까요? 그런 정치를 하면 그건 대의민주주의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 정치의 선진화에 도움이 되는데 지금 우리의 오랜 진영 정치, 진보와 보수로 너무 극단으로 나눠서 대립하는데 팬덤이 정치권에만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김현정 앵커에게도 팬덤이 있고 우리 사회에 그런 팬덤화 현상이 SNS가 국민의 1인 매체가 돼버리니까 그런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게 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된다. 그런데 지금은 좌표를 찍고 누구를 소위 수박으로 규정짓고 쫓아내는. 그래서 그건 무슨 소리냐 하면 대화와 타협을 더 어렵게 하는 거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자기주장을 소신껏 야당은 야당 내에서 당내 민주주의로 주장을 해야 되고 그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것인데 예를 들면 아까 말했던 노란봉투법의 경우 우리가 조금 양보해서 노동자들에게 실제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라고 주장을 하면 팬덤에 의해서 공격을 당하고.


◇ 김현정> 공격 당해보셨어요, 의장님도?

◆ 김진표> 그렇죠.

◇ 김현정> 악플 같은 거 받아보셨어요? 문자 폭탄.

◆ 김진표> 우선 제 비서들이 많이 받았죠. 그런데 제 비서들이 그런 조정안을 반대를 합니다. 의장님이 다 뒤집어씁니다. 그걸 왜 하려고 그럽니까? 그런데 그렇지 않으면 어떡하냐. 그 불쌍한 노동자들을 생각을 해야지.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결국 팬덤 자체가 나쁜 거라기보다는 팬덤이 어떤 국회의원의 소신을 꺾고 그들만 바라보는 식으로 정치가 흘렀을 경우에 그렇게 팬덤이 유도했을 경우에 그것은 오히려 정치를 나쁜 길로 흐르게 하는 폐해가 된다.

◆ 김진표> 그렇습니다. 그러면 극한적인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고 대화와 토론을 실종시키게 되니까요.

◇ 김현정> 오늘 마지막 날이시다 보니까 오늘 질문도 많고 답변도 기셨고요. 1분밖에 안 남았네요. 어떤 계획 가지고 계세요?

◆ 김진표> 그래서 제가 50년간 참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기회를 받고 또 경험을 통해서 축적된 것도 있어서 뭘 하는 게 옳을까 생각해 보니까 역시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그 분야인데 다만 우리 정치 후배들이 또 관료 후배들이 올바른 방향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연구소를 하나 만들려고 그럽니다. 글로벌 혁신연구원이라고. 그래서 그 연구소를 통해서 언론에 기고도 하고 책도 만들고 이런 공론화도 하고 해서 이런 가령 저출생이라든가 또 우리 군의 인력이 줄어드니까 과학군, 기술군을 하기 위한 핵심 엘리트를 어떻게 양성해야 될 거라든가 또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AI 공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라든가, 이런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를 아주 구체적으로 다시 한 번 공론화해서 우리 관료 후배나 정치 후배들을 좀 도와드리는 일에 저의 남은 인생을 바치는 것이 보람 있는 일 아닐까.

◇ 김현정> 김진표 국회의장님 정말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요. 오늘 퇴임식 잘 치르시고요. 귀한 시간 대단히 고맙습니다.

◆ 김진표> 감사합니다.

◇ 김현정> 김진표 국회의장이었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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