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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日 수산물 금수 철회"…리창 "책임 이행부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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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26일 서울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양국 총리 회담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양국 이견차 재확인
영유권 문제 등으로 신경전에도 회담 자체는 긍정 평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시작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에게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철회를 다시 한번 요구했다. 하지만 리 총리는 일본이 책임과 의무를 먼저 이행하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中 요구 거부하며 '수산물 금수 철회' 또 요구한 日

NHK방송에 따르면 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양자 회담을 열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이 실시하는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 정지 조치를 즉시 철폐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8월 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핵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하자 이에 반발해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이같은 조치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해당 조치 이전까지 일본산 수산물 최대 수입국이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기시다 총리의 요구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문제는 전 인류의 건강, 지구 해양 환경, 국제 공익과 직결된다"면서 "중국은 주요 이해당사자이며, 이에 대해 중국 정부와 국민들은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장기적인 국제 감시 협정 등의 문제에 대해 더욱 성실하고 건설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국내외에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진지하게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중국의 한 가게. 연합뉴스수산물을 판매하는 중국의 한 가게. 연합뉴스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월과 3월 두차례 열린 중일 실무 협상에서 중국 측이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토양과 함께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하기 전 오염수 수질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IAEA 기준에 따라 바닷물과 어류의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전문가를 포함한 IAEA 조사단이 정기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중국 측의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중국은 또 지난해 여러차례 외교 경로를 통해 핵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경제적 피해 발생시 이를 보상해주는 제도를 만들 것을 일본에 요구했지만, 일본은 해양 방류로 인한 안전성 문제는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는 보도도 지난 3월 나온 바 있다.

따라서 리창 총리의 발언은 일본이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철회을 원한다면 중국이 제시한 조사 확대와 피해보상 제도 신설 등의 요구조건들을 계속 거부할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기시다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핵오염수 해양방류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며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일본은 국내·외의 합리적인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책임감 있고 건설적인 태도로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오히려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다만 양 정상은 핵오염수 문제 해법을 모색하기로 합의해 실무협상이 진행중이다. 이날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의 회담에서도 양측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문제에 대한 기존 (실문협상의) 진전을 토대로 대화를 이어가자"고 합의했다.

센카쿠·대만 문제로 신경전…회담 자체는 긍정 평가

한편, 기시다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양국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동시에 중국에 구속돼 있는 일본인의 조기 석방도 촉구했다.

반면 리 총리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에 핵심이자 한계선"이라며 "일본이 약속을 지키고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함께 일본이 대만 문제에 대해 개입하는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핵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와 영유권 문제, 대만 문제 등으로 양측은 서로 신경전을 벌였지만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이번 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전략적 호혜 관계의 포괄적 추진과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라는 대국적인 방향성을 확인한 뒤 여러 현안을 논의할 수 있어 의미 있는 회담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리 총리도 "중국과 일본의 발전은 서로에게 중요한 기회"라며 "중국은 계속해서 일본과 다방면에서 우호교류를 전개하고 인적왕래를 더욱 촉진하며 청년교류를 적극적으로 전개하여 중일 우호협력의 여론 기반을 지속적으로 공고히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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