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회덕향교에서 진행된 전통 성년례. 대전위기청소년지원네트워크 제공2024년 5월 20일 대전 대덕구에 있는 회덕향교는 마치 시곗바늘을 되돌린 듯한 모습이었다.
쭈뼛쭈뼛 향교로 들어선 청소년들은 한복에 남자는 복건을 쓰고 여자는 댕기를 멘 도령과 낭자로 변신했다.
성년례가 시작되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비녀를 꽂으며 '어른'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을 것이었다.
류은찬씨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제가 더 점잖아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전에는 그냥 어른이 되는구나 했는데, 이번 성년례를 통해서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기대를 전했다. 연기에 대한 관심을 품고 있는 은찬씨는 자신의 꿈을 좀 더 다져보는 계기로도 삼아본다.
전나라씨는 "성년의 날을 생각하면 향수 받고 장미 받는 날 정도만 떠올랐었는데 옛것을 보고 체험하며 내가 좀 더 바른 사람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가짐이 좀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전통 성년례에 참여한 김소영씨는 "10대보다 더 열린 길을 가는 거니까 설레는 기분이 있는 것 같다"며 "특히 한복을 차려입고 이렇게 성년례를 치른다는 게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고 보다 특별한 기념일이 된 느낌이 있다"고 했다.
전통 복식을 갖춘 친구 김소영씨의 모습을 보고 전나라씨가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향교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정겨웠다. 참여자들은 "행동에 대한 책임감도 더 커질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20일 회덕향교에서 진행된 전통 성년례. 대전위기청소년지원네트워크 제공'위기청소년'으로도 불리지만 스스로의 미래를 다져나가고 있는 청소년들. 학교 밖·가정 밖 청소년들이 이날 성년례의 주인공이 됐다. 대전시가 주최하고 대전위기청소년지원네트워크와 한국전례문화원, 회덕향교가 함께 준비했다. 지역사회의 좋은 '어른'들이 이들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했다.
대전 청소년드롭인센터의 오재진 센터장은 성년을 맞은 친구들과 큰절을 나누며 "이제는 서로 같은 어른이 됐다, 뭐랄까 존중돼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이 친구들이 하나의 매듭을 짓고 (성인으로서) 성장할 때 많은 힘들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래서 저희 선생님들이나 응원해주고 지지하는 분들이 함께 모여 축하해주면 그 친구들이 앞으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