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시절 류현진(오른쪽)과 추신수. 연합뉴스2013년 7월 28일. 메이저 리그(MLB)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 경기에 한국 팬들의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성공적으로 MLB 데뷔 시즌을 보내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당시 다저스·현 한화 이글스)과 빅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추추 트레인' 추신수(당시 신시내티·현 SSG 랜더스)의 사상 첫 맞대결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이날 류현진은 선발 투수로, 추신수는 1번 타자로 경기에 출전했다.
류현진의 판정승이었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뿌리며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1실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다저스는 4 대 1로 신시내티를 제압했다.
둘은 총 3번 맞붙었다. 1회초 류현진은 경기 첫 번째 타자 추신수에게 시속 94마일(151km)짜리 속구를 던지며 압박했다. 추신수는 류현진의 과감한 투구에 다소 놀란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나머지 대결은 류현진이 추신수를 압도했다. 류현진은 3회엔 체인지업으로 추신수의 평범한 땅볼을 끌어냈고, 6회에는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후 미국 무대에서 류현진과 추신수의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다저스가 신시내티 원정을 떠났고, 류현진의 선발 등판이 예정됐지만 앞선 경기 발 타박상으로 결장했다. 그렇게 류현진과 추신수의 대결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11년이 지난 2024년, KBO 리그에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류현진이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 무대로 복귀하면서다. 2021년 이미 국내로 들어온 추신수였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따라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연합뉴스류현진의 한화와 추신수의 SSG는 오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에서 대결한다. 두 선수 모두 이 경기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류현진은 국내 복귀 후 7번째 선발 출격 대기 중이다. 동시에 KBO 리그 통산 100승도 노린다. 앞선 6경기에서 류현진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5.91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 원정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의 구위는 여전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나오는 한화 수비진의 실책 등의 영향으로 류현진이 승리를 챙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4일 kt 위즈 원정 경기가 대표적이다. 류현진은 칼날 같은 제구력을 앞세워 경기를 이어나갔지만 3회, 4회에 야수진의 실책이 연이어 나오며 순식간에 7점을 내주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또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존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피칭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 콜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이런 상황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적응해나가야 할 문제다.
추신수는 같은 날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안타를 추가하며 한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MLB에서 1671안타, KBO 리그에서 329번째 안타다.
하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경기력은 좋지 않다. 올 시즌 15경기에 출전해 43타수 1홈런 8안타 타율은 1할8푼6리에 머물러있다. 개막전부터 손가락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19일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큰 활약은 없다. 시즌 첫 홈런도 개막 후 한 달도 더 지난 4월 26일이 돼서야 나왔다.
SSG 추신수가 개인 통산 2000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두 선수의 소속 팀에게도 이번 3연전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홈 팀 한화는 시즌 초반 7연승을 달리며 리그 1위도 맛봤지만, 4월 들어서 5승 17패를 당하며 리그 8위(12승 18패)까지 떨어진 상태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반면 SSG는 시즌 전 다수 예상 순위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현재까진 4위(17승 13패 1무)의 예상 밖의 성적을 내고 있다. 1~3위 팀들과 아직 승차도 크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위권 도약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두 팀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인천 문학구장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벌였다. 당시엔 한화가 김민우,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를 앞세워 19년 만의 인천 원정 3연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