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법원종합청사. 김정남 기자강도살인죄로 수감 중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20대 무기수가 파기환송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는 16일 20대 A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 다수 있고, 이에 비춰보면 피고인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7월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대전고법에 파기환송한 이후 나온 판결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죗값을 치르고 성행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교도소에서 동료 수용자를 살해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다른 어떠한 범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면서도,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보기 어렵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점차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 점, 피고인에게 교화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어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화될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할 수는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2019년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A씨는 공주교도소에서 같은 방 재소자를 상습적으로 때리고 가혹행위를 일삼아 끝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A씨에 대해, 2심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가 동료 재소자를 살해한 사건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고, 범행 이후에도 증거를 없애거나 말을 맞추려고 노력한 모습 등에 비춰 향후 교화 가능성이 높을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피고인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내리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형법의 일반예방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사형 선택 기준이나 다른 유사 사건과의 일반적 양형의 균형상 원심이 A씨에 대해 사형을 선택한 것은 사형 선택의 요건에 관한 법리 오해와 심리 미진으로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