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가 교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투표 방식을 도입했다. [앵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가 최근 블록체인 방식을 적용해 정기총회에 파송할 총대를 선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교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선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예장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의 시도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승규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 현장. 오는 9월 개최하는 정기총회에 파송할 총대들을 선출하는 투표 시간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기표소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노회원들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투표에 임하고 있습니다.
예장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는 올해 노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투표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교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총대를 선출한 건 예장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가 처음입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노회원들은 투표 전 본인의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고 인증을 받습니다. 투표 당일 현장 출석을 확인 받고, 본인만 아는 비밀번호를 휴대전화에 입력하면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노회원의 투표는 즉시 암호화 돼 분산 저장되기 때문에 투표 결과의 위변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암호화된 개표 결과는 영구 보존합니다.
예장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에서는 모두 240여 명이 투표에 참석했는데, 투표와 개표, 선거 결과 공표까지 20여 분 만에 끝났습니다. 총대 후보 4백 여 명 중 목사 총대 23명, 장로 총대 23명 등 모두 46명의 총대를 선출하는 복잡한 방식의 선거였지만 투표에 소요되는 시간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임현철 노회장 / 예장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
"그래서 공청회, 시연, 사전 테스트, 여러 가지 홍보를 열심히 했던 것이죠. 한 3개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전자 투표는 우리 사회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교회 안에서는 아직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특히 총회장이나 임원 등 사람을 선출하는 선거의 경우 전자 투표에 대한 불신이 깊어 거의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모 교단의 경우 교단 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전자 투표를 실시했다가, 일부 후보자들이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IT 전문가이기도 한 임현철 노회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투표가 현재로서는 가장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임현철 노회장 / 예장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
"전자 투표든 무기명 비밀 투표가 손상이 되지 않는 그런 기술을 블록체인이 가장 현재 100% 보장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 기술을 써서 투표를 실시하기 때문에 우리들이 염려하는 그런 부분이 충분히 보전 되고 지켜지리라 확신을 했던 것이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선거가 교계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목회자와 장로들의 불신을 뚫어야 합니다. 예장통합총회 서울강남노회가 교계에서는 처음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투표에 성공적인 결과를 보인 것은 전자 투표에 대한 불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해마다 교회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노회와 총회에서 선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블록체인을 활용한 투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김성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