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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를 움직인 K팝 팬덤 "놀라운 정치적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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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니 소재 공급사와 계약 종료
화력발전 유지·확장해왔던 인니 공급사
K팝 팬덤 기후 캠페인에 현대차 물러나
'기후 위기' 관련 메시지 던져왔던 BTS
현지 언론 'K팝 팬덤의 행동이 부른 승리'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수정 PD, 조석영 PD

◇ 채선아> 지금 이 순간 핫한 해외 뉴스, 중간 유통 과정 싹 빼고 산지 직송으로 전해드립니다. 여행은 걸어서, 외신은 앉아서. '앉아서 세계 속으로' 시간입니다. 박수정 PD, 조석영 PD, 나와 계세요.

◆ 박수정, 조석영>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어떤 소식 살펴볼까요?

NOCUTBIZ

◆ 박수정> 지난주 현대자동차에서 인도네시아의 알루미늄 공급사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종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데 배후에 케이팝 팬덤, 특히 BTS 팬덤인 아미의 압박이 있었어요. 로이터 통신은 해당 소식을 보도하면서, 케이팝 팬들의 기후 캠페인의 영향을 받아서 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표현했어요.

◆ 조석영> 케이팝 팬덤이 현대차를 움직였다는 거네요.

◆ 박수정> 일단 이 인도네시아 기업이 어떤 기업이냐면요. 자동차 여기저기에 알루미늄이 쓰이잖아요. 2022년 11월에 현대차에서 인도네시아에 있는 아다로 미네랄이라는 회사와 알루미늄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합니다. 이 아다로 미네랄은 알루미늄을 만들기 위해서 화석 연료를 사용한다는 비판을 계속 받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기업에서 현대차에 알루미늄을 공급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에 또 다른 석탄 화력발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가 추구했던 게 탄소 중립 그리고 지속 가능한 자동차여서 이게 지금 맞지 않지 않느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거죠.

◆ 박수정> 그리고 수년 동안 현대자동차 광고 모델을 해왔던 게 바로 BTS입니다. 이 현대자동차 광고를 통해서 늘 강조했던 게 '지속 가능한 자동차'라는 메시지였거든요. 실제로 BTS가 모델로 선정될 때 현대자동차에서 낸 공식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전기자동차 프로모션을 위해서 방탄소년단과 협력을 했고, 미래지향적이고, 젊고,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겠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라이프 스타일 중점을 둔다'는 식으로 설명을 해놨거든요. 그때 BTS 멤버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보면 앞으로 환경을 위해서 전기자동차를 타자는 내용이란 말이에요. 이런 캠페인 메시지와 현대차가 체결한 그 알루미늄 회사의 방침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거죠.


◇ 채선아> 광고에서는 자연과 미래를 위해서 전기자동차를 타라고 계속 얘기했는데, 화석연료로 알루미늄을 생산하고 석탄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회사랑 협업을 하고 있다?

◆ 조석영> 말로만 환경친화적이라고 하는 '그린워싱'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겠네요.

◆ 박수정> 팬들이 내가 좋아하는 그룹이 광고에 나온다며 그냥 좋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기업이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말하는 메시지와 부합한 일을 하고 있는지, 검증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인도네시아에 있는 BTS 팬들이 모여서 서명 운동을 했습니다. 1만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하고 현대차에 편지를 보냈는데요.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님께, 이 편지는 이 아래에 서명한 1만 명 이상의 BTS 팬덤 아미를 대표해서 작성됐습니다'라면서 '우리가 브랜드 앰배서더로 협력하는 BTS를 보면서 너무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는데 현대자동차에서도 지구와 기후 위기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고 있어요.


◆ 박수정> 이 캠페인은 '케이팝 포 플래닛'이라는 단체와 함께 진행된 건데요. 케이팝 포 플래닛에서는 '현대, 석탄을 버려라'라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을 직접 기획했고요.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현대차에 편지를 보낸 겁니다. 또 단순히 석탄을 이용하지 말라는 요구만 한 게 아니라 구체적인 그 요구 사항이 더 있거든요. 그중의 하나가 앞으로 현대자동차의 제작 과정에 들어가는 모든 에너지 소스를 공개해 달라는 겁니다.

◇ 채선아> 이런 팬들의 요구에 인도네시아 현지 반응은 어땠을까요?


◆ 박수정> 현대자동차가 '그래서 우리 안 하겠다'고 결정을 했잖아요. 그걸 보고 인도네시아 언론에서도 사뭇 놀란 느낌입니다. '우리 인도네시아에 있는 대부분 청소년 그리고 청년에 해당하는 그 팬덤들이 이렇게 큰 정치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구나'라면서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에서는 '케이팝 팬들의 압력이 현대의 아다로 알루미늄 구매 취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고요. 인도네시아 팬들의 캠페인이 승리했다면서 이들의 결집력과 행동력이 승리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BTS가 UN에서 연설했던 때가 떠오르더라고요. 2021년에 기후 위기에 대해서 행동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었어요. 이때 그냥 팬들이 감탄만 한 게 아니라, 글로벌 아티스트의 행보를 보면서 이 메시지를 진심으로 귀담아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앞으로 케이팝 아티스트들도 정말 더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겠다 싶고요. 동시에 광고를 찍을 때도 아무거나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 채선아> 기업을 바꾸는 케이팝 팬덤, 참 인상적이네요. 여기까지, 박수정 PD, 조석영 PD, 수고하셨습니다.

◆ 박수정, 조석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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