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하는 리버풀. 연합뉴스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충격적인 패배에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가 분노했다.
리버풀은 12일(한국 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에서 아탈란타(이탈리아)에 0대3으로 완패했다. 2차전에서 4골 차 이상으로 승리하지 않으면 탈락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홈에서 철옹성 같던 리버풀이 마침내 무너졌다. 리버풀은 올 시즌 리그 16경기에서 13승3무를 포함해 홈에서 33경기 무패를 기록 중이었는데, 이날 아탈란타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리버풀이 홈에서 패한 것은 지난해 2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2대5 패)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유럽 클럽 대항전 홈 경기에서 3골 차로 패한 것은 역대 3번째다. 앞서 2차례 모두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였는데, 2014년 10월 0대3, 2023년 2월 2대5 패배를 당했다.
빡빡한 일정 탓에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대패로 이어졌다. 리버풀은 앞서 현지 시간으로 4일 셰필드 유나이티드(3대1 승), 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대2 무)와 격돌한 뒤 나흘 만에 아틀란타와 만났다.
오는 14일에는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한 뒤 18일 아탈란타와 2차전에서 다시 맞붙는 일정이다. EPL과 유로파 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로테이션은 필수였다.
무함마드 살라흐 등 주축 선수들을 벤치에 앉힌 리버풀은 아탈란타에 일격을 당했다. 전반 38분 잔루카 스카마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반격을 위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살라흐 등을 투입했지만, 후반 15분 스카마카에게 다시 실점했다. 결국 후반 38분 마리오 파살리치에게 쐐기골까지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볼 경합 중인 버질 반다이크(오른쪽). 연합뉴스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의 로테이션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탈란타는 100% 승리할 자격이 있다"면서 "우리에겐 정말 나쁜 경기였다.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3골 차 열세 속 2차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 리버풀 출신 레전드 캐러거는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그는 "리버풀의 끔찍한 결과와 경기력에 대한 유일한 위로는 클롭 감독이 2차전에서 완전한 2군을 꾸려 플레이하고 리그에 올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탈란타 입장에서는 방심할 수 없다. 과거 리버풀이 여러 차례 극적인 승리를 거둔 바 있기 때문.
아탈란타는 2020-2021시즌 UCL 조별리그에서 리버풀과 안 좋은 기억이 있다. 당시 원정에서는 2대0으로 승리했지만, 홈에서 0대5로 대패했다.
이에 아탈란타 잔피레오 가스페리니 감독은 "3대0으로 안전거리를 확보했지만, 리버풀은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는 팀"이라면서 "2차전에서도 오늘처럼 경기를 해야 한다. 리버풀이 공격적으로 골을 넣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또 리버풀은 2004-2005시즌 UCL 결승전에서 '이스탄불의 기적'이라 불리는 역사적인 우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AC밀란과 만날 리버풀은 0대3으로 뒤진 상태에서 전반을 마쳤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3골을 몰아쳐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승부차기 끝 승리하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가스페리니 감독은 이 경기를 언급하며 "여전히 놀라운 결과다. 불가능한 일 같지만, 그게 리버풀의 정신이다"라면서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더 나아가려면 오늘 성과를 다시 이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