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의료원 제공. 연합뉴스정부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한국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하며 약자 돌봄에 40여 년간 헌신한 고(故) 로제타 홀(Rosetta Hall) 여사에게 5일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2회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홀 선교사를 포함한 유공자 총 250명에 대한 포상을 실시했다.
'모란장'을 수상한 홀 선교사(1865~1951)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의료선교사로 조선을 처음 찾았다. 이후
43년간 의사로서 가난한 여성과 어린이, 장애인 환자를 치료했다.
1894년에는 평양에 국내 최초의 맹학교인 평양여맹학교를 세웠고, 1898년 여성전문치료소인 광혜여원도 열었다. 평양외국인학교와 인천간호전문보건대학 등을 설립하기도 했다.
특히
1928년에는 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전신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했고, 현 이화여대 의료원의 전신인 동대문부인병원을 세우는 데에도 기여하는 등 교육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사인 박에스더를 제자로 가르치기도 했다.
정부는 홀 선교사가
국내 근대 의료와 발전, 장애인 복지 및 여성의료인 양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강경신 로제타 홀 기념관 관장(인천 기독병원 원목실장)이 대리 수상한 훈장은 고인이 가족과 함께 안치된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보관될 예정이다.
국민훈장 동백장은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 이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 독감백신 공장을 건립하고, 지난해 일본에 2980억 규모의 알레르기 치료제를 수출하는 등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육성하는 데 기여했다.
세계에서 간이식 수술을 최다 집도한 의사(8500회 이상)인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석좌교수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간이식과 간담도외과 분야에서 혁혁한 연구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다. 지난 2000년 세계 최초로 '2대 1 생체 간이식'을 고안해, 간 기증자와 수혜자의 범위를 넓히는 등 새로운 수술법으로 간이식계를 선도하기도 했다.
이밖에 샘글로벌봉사단을 설립해 매년 소외이웃 1천여 명에게 무료로 주말 진료를 제공하고, 아프리카 극빈지역에서 에이즈 예방 및 영양강화 사업을 추진한 故박상은 안양샘병원 의사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다. 구영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개소 등 27년간 구강 공공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옥조 근정훈장을 받았다.
복지부는 보건의 날인 7일부터 13일까지 1주일간을 '건강주간'으로 운영하며 대국민 건강실천 확산을 위한 '더(The)건강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건강 캠페인은 매월 금연, 구강건강, 신체활동 등 다양한 주제로 이어지는 국민 참여형 이벤트다.
자세한 내용은 복지부와 건강증진개발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왼쪽) 부부가 로제타 홀(가운데) 가족과 함께 촬영한 사진. 앞줄은 로제타의 아들 셔우드(왼쪽)와 딸 에디스 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