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여유자금이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5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기업도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와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여유자금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해외직접투자 축소와 매출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3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은 158조2000억원으로 전년(209조원)보다 50조8000억원 줄었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순자금운용은 예금,채권,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을 말한다. 이 금액이 마이너스(-)일 경우 순자금조달로 표현한다.
지난해 주택자금 관련 대출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 신용대출과 소규모 개인사업자 대출 등 기타대출이 축소되면서 조달 규모는 전년대비 축소됐다.
실제 지난해 가계의 자금조달 규모는 3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8조1000억원 감소했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88조8000억원 감소한 19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여유자금 감소로 예치금, 채권 등 모든 상품의 운용 규모가 축소됐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은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일반기업으로 대변되는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09조6000억원으로 전년(-198조1000억원)보다 크게 축소됐다. 한은은 "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한데 기인한다. 해외직접투자 축소와 매출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조달 금리 상승 등으로 금융기관 차입, 채권 및 주식 발행 등이 모두 축소되고, 매출부진 등으로 상거래신용 등도 위축되면서 전체 조달 규모도 큰 폭으로 축소됐다.
자금조달 규모 축소에 따라 금융기관 예치금 및 채권 투자가 감소로 전환하고 상거래신용 등도 크게 위축되면서 자금운용 규모도 축소됐다.
일반정부는 지난해 순조달 규모가 -13조원으로 전년(-34조원)보다 21조원 감소했다.지난해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감소함에 따라 국채를 중심으로 순자금조달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우리나라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4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9조9000억원)에 비해 1조5000억원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5233조5000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245조6000억원 증가했고, 금융부채는 2314조4000억원으로 13조2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금융자산은 2919조100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258조9000억원 증가했고,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26배로 전년말(2.14)보다 상승했다.
금융자산 구성은 현금 및 예금(46.3%), 보험 및 연금준비금(27.9%),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21.8%)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