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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외면한 제주4·3추념식…유족 "대통령 안 와서 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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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주년 4·3추념식 거행…유족 "총선 후보들 화합 노력해주길"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 고상현 기자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 고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안 와서 섭섭하지."
 
제76주년 제주4‧3추념식이 열린 3일 4‧3평화공원. 4‧3 당시 부모를 모두 잃고 한평생 고아로 살아온 오순명(81) 할아버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윤 대통령 불참 소식에 속상해했다. 
 
그는 "4‧3은 인권과 평화의 정신이다. 대통령이 4‧3추념식을 찾아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미래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무언의 교훈도 되는데 오지 않아서 섭섭하다"고 토로했다.
 
아내와 함께 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은 김태선(91) 할아버지 역시 "지금껏 대통령들이 다 한 번씩 왔다. 어떻게 한 번도 안 올 수 있나. 한 번은 와야지"라며 쓴 소리를 내뱉었다. 
 
4‧3유가족들은 오는 4월 10일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들에게도 당부했다.
 
오순명 할아버지는 "4‧3은 우리나라의 역사다. 4‧3을 두고 갈등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될지 모르겠지만, 화합 측면에서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4·3평화공원 위패봉안실. 고상현 기자4·3평화공원 위패봉안실. 고상현 기자
새벽만 해도 강한 비가 쏟아졌는데 추념식을 앞두면서는 비가 차츰 멎었다. 행여나 실내에서 추념식이 열릴까봐 걱정했던 유족들은 다행히 실외에서 열리는 추념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오 할아버지는 "어제 비가 많이 내려서 영령들이 슬픈 마음을 비로 표현하는구나 싶었다. 오늘 아침에 큰 비는 안 내려서 바깥에서 추모식이 열린다고 해서 다행이었다"고 강조했다. 
 
행방불명인 묘역에서 할아버지 표석에 제를 올리던 김연희(67)씨는 매년 늘 어머니를 모시고 추념식을 찾아왔는데, 이날은 혼자 왔다. 어머니가 지난해 11월 92세의 나이로 영면해서다. 
 
김씨는 "오늘 4‧3평화공원에 혼자서 오는데 너무너무 울적했다. 어머니는 17살 때 아버지가 4‧3으로 돌아가셨다. 어머니 살아계실 때는 여기 오셔서 많이 우셨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오전 10시 1분간 제주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리며 제76주년 4‧3추념식이 거행됐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유가족과 희생자 1만여 명과 여야 지도부, 총선 후보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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