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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부동 고물가…사과·배 천정부지, 석유류까지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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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지난달 사과와 뱃값이 사상 최대 폭인 8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3%대 고물가가 두 달째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물가가 지난달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는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할 전망이고 국제유가까지 들썩이고 있어 물가 안정을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NOCUTBIZ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13.94로 지난해 3월 110.52 대비 3.1% 상승했다.

전달인 2월 3.1%와 같은 상승률로 두 달째 3%대 고물가가 이어졌다.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농산물 가격은 지난달에도 20.5%나 올라 전달 20.9%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 폭이 20%를 넘는 급등세를 지속했다.

특히, 사과값은 정부가 1500억 원 규모 '긴급가격안정자금'을 투입했음에도 오히려 더 올랐다.

지난해 3월보다 무려 88.2% 폭등해 상승률이 전달 71.0%보다 훨씬 커졌는데 통계청이 사과값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0년 1월 이래 사상 최고치였다.

전년 같은 달이 아닌, 전달과 비교해도 사과와 배 가격은 각각 7.8%와 12.6% 올랐다.

대규모 긴급가격안정자금 투입 등 정부 물가 안정 대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긴급가격안정자금이 지난달 18일부터 본격 투입돼 하순부터는 농산물 가격 상승세 둔화가 관찰됐다"며 "정책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낙관적 전망…최상목 "물가 상승 고삐는 조여"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게다가 지난달에는 석유류 가격마저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3월보다 1.2% 올랐는데 석유류 가격이 전년 같은 달보다 오르기는 지난해 1월(+4.1%) 이후 14개월 만이다.

기재부는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석유류 가격까지 반등한 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사과와 배 가격이 역대 최대 폭으로 올랐고, 그간 하락을 거듭하며 전체 물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던 석유류 가격이 반등했음에도 정부는 낙관론을 펼쳤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물가 상승의 고삐는 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재부도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2.4%로 전달 2.5%보다 하락하면서 안정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급된 근원물가는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를 말하는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품목을 빼고 작성하는 물가지수다.

국민들이 고물가로 고통을 겪는 이유가 바로 농산물 등 먹을거리 가격 폭등 때문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안정된 흐름 유지'는 하나 마나 한 소리다.

국제유가 상승 부정적 영향, 4월 이후도 지속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무기한'으로 투입하겠다"고 한 것도 먹을거리 가격 안정이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물가가 지난달에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4월부터는 기상 여건이 개선되고 정책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추가적인 특이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달린 전망이다.

긴급가격안정자금 투입은 재정을 쏟아부어 판매 가격 할인과 납품 단가를 지원함으로써 과일 등 가격 상승 효과를 감소시키는 정책으로 근본적인 가격 안정 방안이 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생산 감소로 저장량이 부족한 과일류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는 가격 강세가 전망된다"고 인정한 바다.

'추가적인 특이 요인'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바로 국제유가 동향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되는데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는 최근까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국제유가 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지난달에 이어 4월 이후에도 주요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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