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조건 없는 대화'?…일고의 논평 가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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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대 의협 회장 당선 후 29일 첫 공식 기자회견 열어
현 사태 책임, 정부에 돌려…"국민 목숨 걸고 '러시안 룰렛'"
총선 전략 관련 "진료 온 환자들 대상 '나쁜 정치인' 낙선운동"
"전공의·의대생 '이 정도면 돌아가도 되겠다' 싶을 때 사태 마무리"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제42대 회장으로 당선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정부가 연일 의료계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는 데 대해 "일고의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의협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당선인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 관련 '전면 백지화'를 넘어 되레 감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한 달 넘게 장기화된 의·정 갈등을 푸는 데 있어서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화의 공은 '상대방 코트'로 넘어간 상태라며, 정부의 태도 변화도 압박했다.
 
앞서 '20~30석의 의석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며 내달 총선 개입 가능성도 거론한 임 당선인은 개원의와 환자 간의 '라포'(rapport·유대관계)를 활용해 여권 특정 인사들에 대한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29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대강당에서 당선 이후 처음으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전공의든 의대생이든 교수님들이든 이 사태를 원하는 사람은 단 한 분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학별 정원 배정까지 마친 정부가 '의대 증원'은 협상 대상이 아님을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총파업'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다"며 "이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인 전공의들과 의대생, 그리고 교수님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당한 정부 탄압이 들어올 경우 의협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단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저희의 기본적인 입장은 국민들의 뜻과 같다. 국민들이 의사들의 총파업으로 인해 제대로 된 진료를 못 받게 되는 상황을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 당선인은 "의사들은 천성적으로 아픈 환자, 생명을 잃을 위기에 있는 환자들을 살리는 데 보람을 느끼고 긍지를 갖는다"며 "(때문에) 전공의들이 1주에 100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그 어려운 과정을 감내해 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의사들을 일터에서 '내쫓은' 주체는 "온갖 창피와 모욕을 주고, 의사들을 마치 잡범 취급을 하면서 온갖 협박을 일삼은 정부"라고 화살을 정부에 돌렸다.
 
의료공백은 현장을 떠난 지 40일이 된 전공의나 의대생, 집단사직 의사를 연이어 밝힌 교수들이 아니라 정부가 자초한 위기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사태 해결의 키도 정부가 쥐고 있다며 "현재 공은 상대방 코트, 정부·여당에 넘어가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임 당선인은 "(원래) 정부 정책과 정치행위란 것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라며 "그게 올바른 정책이고 정치지만, 아시다시피 당정은 그에 전적으로 반(反)하는 일들을 해왔다"고 부연했다.
 
최근 정부가 국면 전환을 위해 의료계와 대화를 시도하며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잠시 유예한 것과 관련해선 "처벌 위주 협박으로 일관한 것보다는 분명히 진일보된 입장"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아직) 너무 부족하다"고 잘라 말했다.
 
반목하던 상대와 대화를 원한다면, 진실성이 담보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임 당선인의 입장이다. 그는 앞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의 파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필수 전 회장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이끌게 된 임현택 당선인이 29일 서울 용산구 소재 의협 회관 대강당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은지 기자이필수 전 회장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이끌게 된 임현택 당선인이 29일 서울 용산구 소재 의협 회관 대강당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은지 기자
임 당선인은 "(정부는) 의대정원 2천명(증원)은 양보 못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이것은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 룰렛'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건강·안전을 살피는 게 최대 과제인 당정이 그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선 '그래서는 안 된다'는 큰 목소리를 내주셔야 된다"고도 말했다.
 
앞서 밝힌 대로 정부가 '2천'을 먼저 철회하지 않으면 소통할 뜻이 없다는 취지다. 임 당선인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는 시행 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이 국민들이기에 전공의·학생들이 반대하는 것"라며 "제 입장도 그들과 동일하다('완전 폐기')"고 설명했다.
 
개원의 중심 단체인 의협이 대정부 투쟁 차원에서 고려 중인 총선 전략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낙선 운동'이 될 전망이다.
 
임 당선인은 구체적으로 "의사들에게 '도둑놈', '사기꾼', '부도덕한 존재' 등의 프레임을 씌우지 말아달란 것"이라며 "이런 정치행위를 지속하는 '나쁜 정치인'들을 타깃으로 해서 '이 사람은 의사들이 생명을 구하는 걸 굉장히 힘들게 한 사람' 등을 적극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언론이 '의사-환자 사이 라포 관계를 이용해 의협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그런 시각 자체가 색안경을 끼고 의사들을 보는 것"이라며 "굉장히 불쾌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오는 31일 예정된 16개 시·도 의사회장,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의 회의에서는 총파업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 당선인은 "국민들께 불안을 드릴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이 정도면 우리가 돌아가도 되겠다'라고 생각하는 시점에 (사태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의사 증원에 확고한 의지를 밝혀 온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번은 더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참모진'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공천 취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콕 집어 지목한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등이 의대 증원 등을 배후에서 설계하고 추진했다는 주장과 함께 "박 2차관은 계속 선동을 해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일부러 나오게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현택 당선인 측이 공개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서신. 대한의사협회 제공임현택 당선인 측이 공개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서신. 대한의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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