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의 '역전 승리'…한미약품에 '칼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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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한미사이언스 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모친 및 누이와 갈등을 빚어온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과 임중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이들과의 표대결에서 '역전 승리'하면서 한미약품그룹 경영에 복귀했다.
 
이들의 경영 복귀에 OCI그룹은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임씨 형제들이 주장했던 통합 중단도 일단 이뤄졌다.
 
하지만 '역전 승리의 형제' 앞에 놓인 숙제 또한 적지 않아 보인다.
 
우선 통합 무산의 후폭풍 여부가 관심사다.

OCI가 통합 중단을 선언했지만 그 책임 소재를 놓고 소송 등의 법적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 마치 아시아나를 인수하려 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중단하면서 소송이 벌어진 것과 같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부적으로는 임씨 형제가 모친인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그룹 부회장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송 회장은 남편이자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선대회장이 사망한 지난 2018년 이후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는 그룹 문화재단인 '가현문화재단' 업무만 하며 사실상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반면 두 아들과 딸은 임 선대회장 생존시부터 경영에 참여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2019년 송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올라선 뒤부터  두 아들을 경영에서 배제하다시피 했다는 게 형제들의 주장이다.

급기야 이번주 들어서는 임종윤씨를 한미사이언스 사장직에서, 임종훈씨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했다. 대신 송 회장과 입장을 함께 해온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 발령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모자 관계는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임씨 형제들이 경영 복귀에 성공하면서 조직 변경이나 인사 등을 통해 모녀의 역할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윤 전 사장은 주총 승리 이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모친, 누이와) 함께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지만, 얽혀있는 역학관계를 정리하지 않고는 자신들이 발표한 미래 비전을 실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주총 이전까지 송 회장의 통합 방침을 추종하던 회사 임직원들에 대한 '물갈이'가 수반될 수도 있다.
 
사실 임씨 형제는 모친에 대한 불만도 불만이었지만 통합 반대 이후 자신들을 인격적으로 공격해온 회사 일부 임원들에 대한 불만도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열렸던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도 임종윤 전 사장이 "회사 수준이  이거 밖에 안되느냐"고 한탄하기도 했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특히 임 전 사장에 대해 '한미약품 사장 재직 시에도 회사에 거의 출근하지 않고 이사회에도 출석하지 않은 채 개인 사업에만 몰두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번 주에만 10여 건의 보도자료를 내고 임씨 형제 측 비난에 열을 올렸다. 회사는 또 임씨 형제가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비전으로 밝힌 100개 바이오 의약품 생산과 5년 후 순이익 1조원 진입 청사진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공개 비난하기까지 했다.
 
역시 임씨 형제가 미래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임직원들을 물갈이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임씨 형제들이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상속세 재원과 미래비전 실천을 위한 투자 유치의 구체적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상속세와 관련해서 임씨 형제는 "개인적으로 잘 해결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회파하고 있다. 당초 이번 통합 파동이 상속세 재원 마련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하면 임씨 형제가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경영에도 다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임씨 형제는 미래 비전 실천을 위해 1조원의 투자금 유치 방침을 밝혔지만 누구로부터 어떤 형식으로 유치할지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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