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을 빌미로 친해진 외국인 노동자와 성관계한 뒤 돈을 요구하고 성폭행당한 것처럼 경찰에 허위 신고까지 한 6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국적 40대 남성 A씨는 2022년 11월 한 마트에서 한국인 여성 B씨와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됐다.
A씨는 B씨가 "한국어를 가르쳐 주겠다"며 집으로 초대하자, 실제 여러 차례 B씨 집으로 가서 한국어를 배웠고 두 사람은 친해졌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두 사람은 성관계를 갖게 됐고, 이후부터 B씨 태도가 이상해졌다.
A씨에게 "월급을 방글라데시 본국에 보내지 말고 나에게 줘라. 이제부터 매일 우리 집에 와라"고 요구한 것이다.
A씨는 B씨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며 거부 의사를 전달했으나, B씨는 이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연락했다.
A씨가 만남을 계속 피하자 화가 난 B씨는 아예 거짓 사실을 꾸며내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자신의 돈을 빌려 가서 갚지 않으니 사기죄로 처벌해달라고 고소한 것이다.
경찰이 실제 피해 사실이 있는지 조사하자, B씨 거짓말은 더 커지기 시작했다.
'A씨가 모자와 복면을 집에 들어와 현금 등 1350만원 상당을 빼앗아 갔다', '강간당했다', '택시와 지하철에서 나를 추행했다'는 등 취지로 고소를 이어갔다.
경찰이 결국 두 사람을 불러 대질조사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B씨는 A씨 머리를 핸드백으로 때리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가 각종 범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시간에 A씨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B씨는 결국 무고죄로 법정에 서게 됐다.
B씨는 만남을 원하지 않는 A씨에게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2495회에 걸쳐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혐의(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도 함께 재판받았다.
이 사건을 맡은 울산지법 형사4단독 정인영 부장판사는 최근 B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 때문에 체류자격 유지나 연장 등 문제로 사회적 지위가 불안정한 외국인 노동자가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일상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B씨는 이전에도 무고죄로 3번이나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