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연합뉴스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슈터 이현중(23)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1부 리그 데이비슨 대학 출신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픈 커리의 모교로 유명하다. 이현중은 데이비슨 대학에서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64강 토너먼트를 치른 경험이 있다. NBA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산하 G리그 산타크루즈에 입단해 NBA 진출에 도전했다.
이현중은 해외 무대에 남아 여전히 큰 꿈을 그리고 있다. 지금은 호주 일라와라 호크스에서 뛰고 있다. 호주 프로농구 리그인 NBL은 굉장히 수준이 높고 국제농구연맹(FIBA) 무대에서 이름을 날린 선수 다수가 속해있다.
이현중의 소속팀은 지난 13일 리그 일정을 마쳤다. 그러자 일본 B리그의 오사카 에베사가 이현중에게 곧바로 손을 내밀었다.
이현중을 예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 오사카 에베사는 즉시 이적이 이뤄질 경우 B리그 잔여 일부 경기에 플레이가 가능하다며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찾는 이현중과 마지막까지 전력 보강을 원한 구단의 뜻이 맞아 떨어졌다"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현중이 오사카 에베사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은 열망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현중은 26일 진행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NBL 시즌 종료 후 남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현중은 "호주의 비시즌은 타 리그보다 길다. 혼자 하는 훈련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 B리그는 과소평가된 리그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피지컬하고 전술적이다. 여기서 많이 배워서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저를 영입하고 경기에 뛸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현중의 신장은 200m이 넘는다. 정상급 슈터로서 국제 무대에서도 결코 작은 편이 아니다. 공격 시 슈터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현중은 중학교 시절 가드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어머니(성정아,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의 조언에 따라 '길거리 농구의 전설' 안희욱 스킬 트레이너과 함께 훈련했다. 지금은 볼핸들러로서 2대2 공격 전개에도 능하다.
한국 남자농구 선수로는 이미 높은 위치에 가있는 이현중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더 키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아울러 약점으로 여겨지는 부분을 채우겠다는 열정도 강하다.
이현중은 NBL 시즌을 돌아보며 "엄청 피지컬하고 수준이 높다. 경기수는 적지만 그만큼 매경기가 중요해서 더 치열하다"며 "예전부터 수비가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저도 인지하고 있다. 호주로 간 이유는 수비를 향상시켜서 더 높은 레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시즌 때 같은 포지션 선수들과 1대1을 많이 했다. 몸이 뻣뻣한 경향이 있어서 코트밖에서는 요가 등 몸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도록 했고 근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많이 했다. 요령을 터득하면 체력 소모를 줄이면서 수비할 수 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수비적으로 발전하는 단계이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현중은 경쟁력이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B리그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여기서는 3번 포지션(스몰포워드) 수비를 하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나 귀화 선수와 매치업을 하는데 수비가 많이 개선되고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공격할 때는 슈터로서 많은 패턴이 주어지고 있고 볼핸들러 옵션도 주어지고 있어 공격에서도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중이 계속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이유는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B리그 시즌이 끝나면 5월에 한국에 들어가서 가족들과 잠깐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미 한국에서의 훈련 계획은 다 짜놓은 상태다. 미국 서머리그에는 무조건 도전하고 싶다. 6월 초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서 훈련을 진행한 다음 서머리그 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들어가서 다시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