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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사직 현실화…정부-의료계 '대화의 장'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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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 교수 '줄사표'…첫날 1천 명 내외
의협 회장 투표에 '대정부 투쟁' 강경파 결선 진출
한덕수 총리, 26일 의료계 관계자들과 대화 추진

지난 25일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모습. 연합뉴스지난 25일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입장 변화 기류에도 전국 의대 교수의 집단 사직은 이미 시작됐다. 400명 가까운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일부 의대는 총회를 열고 '일괄 사직'에 가까운 형태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은 26일부터 가능하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유연한 처리"를 주문하면서 정부가 대화 가능성을 열기 시작하면서 의료계와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국 의대 교수 '줄사표' 이어져…집단사직 첫날 1천 명 내외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소속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시작됐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단 사직 첫날 전국에서 1천 명 내외의 의대 교수들이 사직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비대위)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특히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울산의대 비대위)는 전날 오후 5시쯤 교수 767명 중 43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울산의대 비대위는 지난 12일부터 16일 사이 울산의대 3개 수련병원인 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강릉아산병원 소속 교수들에게 접수받아 일괄 제출했다고 밝혔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대 교수 233명 중 93명도 이미 교수협의회에 사직서를 낸 상태로 전해졌다.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의 전임·임상교수들은 전날 아침 안암병원 메디힐홀·구로병원 새롬교육관·안산병원 로제타홀에서 각각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연 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전날 오후 6시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다만 사직서 제출 규모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서울대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 결과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서울대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 결과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 소속 400여 명의 교수도 전날부터 사직서를 내거나 낼 예정이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며칠 전 투표로 총 1400여 명의 교수진 중 900여 명이 답했고 그중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답장을 줬다"고 말했다.

전북대 의대, 중앙대의료원 소속 교수 등도 사직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충북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총 50여 명도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아주대 의대 비대위는 전날부터 1주일간 사직서를 모아 제출하기로 했고, 가톨릭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사직서 제출 일정 등을 재논의한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해도 병원의 사직서를 수리하기 전까지는 당장 의료 현장을 떠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외래 진료 등이 단축되고 수술 일정이 밀리는 데 이어, 환자들은 당장 자신을 진료할 교수까지 병원을 떠날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의협 회장 후보 모두 '강경파'…대정부 투쟁 예고


이런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의료계 특사'를 자임하고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는 아직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날 회장이 선출되는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대정부 투쟁을 주장하는 강경파가 결선에 진출해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22일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임현택 후보(기호 3번)와 주수호 후보(기호 2번)가 각각 득표율 1·2위를 기록해 결선에 올랐다. 1차 선거에서 과반의 표를 얻은 후보가 없어 다득표자인 임 후보와 주 후보를 두고 25~26일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신임 회장은 이날 오후 7시 이후 개표를 통해 결정된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연합뉴스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연합뉴스
임 회장, 주 위원장 모두 '강경파'로 분류된다. 임 회장은 의료계 집단행동을 방조·교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전공의 집단사직을 교사했다는 혐의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출석하면서 "14만 의사의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차기 회장이 선출되면 '의대 증원' 대정부 투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존 비대위 체제에서 차기 회장 중심으로 체제를 빠르게 전환해 투쟁 동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 '대화' 제의에…의대 교수들 "증원 철회부터"


정부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의료계는 '2천 명 증원 백지화' 없이는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배정' 철회 없이는 현 사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자발적 사직'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의교협은 지난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입학정원 및 배정은 협의 및 논의의 대상도 아니며 대화하지도 않았다"며 "(의대 정원 관련 세부 내용은) 전문적인 측면 있어 한 위원장과 관련해 논의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당초 이날부터 내리려던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 행정처분을 미루기로 하면서 대화의 장을 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건의를 수용해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에 대해 '유연한 처리'를 한덕수 국무총리 등 내각에 주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아 의료계 주요 관계자들과 의료 개혁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의료계 관계자들과 만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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