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시인 나태주가 배안엣나이 80에 꽃피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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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좋아하기 때문에·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즐거운 남의 집

김영사 제공 김영사 제공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이 배안엣나이 여든을 기념한 산문집 '좋아하기 때문에'를 출간했다.

1945년생인 나 시인의 80년 생각을 그러모은 원고는 1200매에 달한다. 그중 퇴고를 거쳐 600매를 정리해 책을 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삶은 자기 자신에게 만족감을 준다. 비록 부족하고 실패할지라도 다시금 시도하고 이어갈 여지를 남긴다. 바로 이것이다. 내가 보는 내 모습. 내가 평가하는 내 삶. 외부 풍경이 아니라 내부 풍경. 그것이 바로 자존감이다." (26쪽. 본문 중에서)

1971년 신춘문예로 등단해 54년의 시력(詩歷)이 깃든 이 책의 제목 '좋아하기 때문에'처럼 갓난아이의 얼굴을 비빌 때 닿는 감촉과 같이 간지럼을 태워 미소짓게 하는 말, 칼이 되지 않고 꽃이 되는 삶을 꾸려가길 바라는 시인의 뜻을 옮겼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국민 애송 시 '풀꽃'처럼 산문집은 소박하지만 단단해져가는 유소년 시절, 삶의 영향을 끼친 사람들, 속도 빠른 물질 지상주의의 허물을 지나 늙은 몸이지만 낡지 않는 정신으로 이 시대를 노래하는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시인은 누군가를 원망하고 탓할 때 쓰이는 '~때문에' 앞에 '좋아하기~'를 붙여보라고 권한다. '싫어하기'보다 '좋아하기'를 체득한 삶이 그의 인생수업 산문집에 담겨있다. 


 나태주 지음 | 김영사 | 252쪽

파람북 제공 파람북 제공 
고(故) 이어령이 영면에 들기 직전까지 가장 애정을 쏟았던 역작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일곱 번째 중 3부작 '천지인'의 완결편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은 과학과 인문학의 통섭으로 한국인의 외모에 얽힌 비밀을 풀어낸다.

인공지능부터 젓가락을 소재로 한 동양의 식사 문화, 윤동주의 서정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마로 한국인의 문화와 삶, 과거와 미래를 조감해온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한국인의 피부색부터 외모까지 얼굴을 들여다본다. 

저자는 한국인의 외양을 두고 유독 눈이 작고, 코나 귀 등 신체 말단은 뭉툭하고, 털이 적고, 머리는 크다고 말한다. 뜨거운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현생인류가 유라시아를 횡단, 시베리아로 북상하다가 매서운 한파에 적응한 결과라고 본다.

그 비밀을 풀 여정의 장소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담수호인 러시아 바이칼호를 택했다. 한민족의 시원(始原)으로 꼽히는 곳이다.

저자는 유전과학을 이야기하는 한편으로, 우리가 과학주의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한 예로 백인(코카시안), 흑인(니그로이드), 황인(몽골로이드)의 인종 분류법은 실제로는 부정확한 개념임에도 과학이란 이름으로 받아들여져 인종차별 수단으로 오용되어왔다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사람의 얼굴 생김새는 유전자만이 아니라 오히려 더 결정적인 요소로서 문화가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한다.

모든 문화적 소산 중 인간이 자신의 외모를 후천적으로 완성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표정'을 꼽는다.

얼굴의 요점인 눈빛은 사람의 내면에 품은 불꽃이, 한편으로 다른 이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눈물을 흘리는 이웃들의 얼굴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가 이 때문이며, 사람의 눈을 바라봐야 할 이유라고 강조한다.


 이어령 지음 | 김태완 엮음 | 파람북 | 220쪽

다산북스 제공 다산북스 제공 
1990년대생 건축가이자 전월세 세입자인 두 저자가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30세대의 거주 방식을 조망해온 데 이어 분명 '남의 집'이지만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요즘 청년들을 '민달팽이 세대'라고도 부른다. 주택가격 급등으로 청년들이 주택 마련의 꿈을 꾸지 못하고 껍데기 집이 없는 민달팽이에 빗댄 말이다. 집이 없는 민달팽이는 속살이 훤히 드러나므로 사방에 도사린 위험으로부터 피할 곳 없이 점액질 같은 희미한 흔적을 남기며 안식처를 찾아 어디론가 바삐 이동한다. 청년 세대들의 처지와 흡사하다.

저자들은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청년 세대들이 주거 공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나가고 있는지 기발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낡은 집의 주름을 조명으로 가리는 마음, 창문의 방범창과 가림막이 내포하는 힘의 방향, 자연이 특정 계층만 소유할 수 있는 명품이 되어버린 현상 등을 논한다.

빌린 집에서 산다는 건 어쩌면 즐겁지만은 않은, 서러운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 두려움을 안고 사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2년짜리 시한부 거주자에게도 2년간은 즐겁게 살 자격이 있다며, 제 나름의 방법을 연구하고, 때론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즐겁게 살아가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윤석·김정민 지음 | 다산북스 |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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