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언제까지 오송역 드리프트…피해만 보는 호남민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오송역 인한 호남고속선의 낭비…20㎞ 돌고 감속
2011~2019년까지 6253억 원 추가 부담
전라선 KTX, ITX보다 느려…요금은 1300원↑
달빛철도와 평행한 전주-김천 내륙선…철도 계획 부합

충북 오송역을 지나는 호남고속선. 인위적인 노선으로 인해 돌아가야 하는 것은 물론, 속도를 줄여야만 한다. 한국철도공사 제공충북 오송역을 지나는 호남고속선. 인위적인 노선으로 인해 돌아가야 하는 것은 물론, 오송역으로 진입하기 위해 기차의 속도를 줄여야만 한다. 한국철도공사 제공
각 시도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요구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각 지역이 원하는 철도 사업을 국토부가 검토해 반영하게 되는데, 철길에서마저도 차별받던 호남민들의 숙원 사업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8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전북자치도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건의안에는 호남고속선 직선화(천안아산~익산)와 영호남 내륙선(전주~김천), 호남일반선 고속화(논산~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인입선, 서해안선(새만금~목포), 전주~광주선(전주~김제), 전주~울산선이 담겼다. 총 7개 노선으로 사업비는 21조 2028억 원이다.

빙 돌아가는 호남고속선…이번엔 직선화될까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의 여러 사업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호남고속선 직선화다. 호남고속선 직선화는 시간과 돈을 낭비하며 수도권을 오가는 호남민의 피해를 해소한다.
 
호남고속선 직선화는 충북 오송역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오송역은 우리 철도의 양대 축인 호남고속선과 경부고속선의 분기역이다. 오송역은 지난 2005년 6월 분기역으로 결정됐다. 천안아산역과 대전역도 분기역 후보지였다.
 
당시 오송역이 분기역으로 결정되는 것을 반대한 지역은 호남과 충남이다. 호남이 오송역을 반대한 이유는 철도 노선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호남고속선은 현재 충남 공주역을 지나 오송역에 이어 천안아산역으로 향한다. 오송역을 지나기 위해서 큰 곡선을 그려야 한다. 철도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를 '오송 드리프트'라고 한다.
 
이 드리프트로 인해 호남고속선은 20㎞를 돌아가며, 기차는 감속해야 한다. 시간도 6분 정도 낭비된다. 늘어난 거리 만큼 요금도 올랐다.

지난 2019년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호남선과 전라선 이용객 1억 56만 명이 왕복 열차 요금 6235억 원을 추가 부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호남고속선 직선화 사업이 필요한 이유다.전북특별자치도가 정부에 제출한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전북도 제공전북특별자치도가 정부에 제출한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전북도 제공

전라선 고속화는 아직도…KTX-ITX 5분 차이

전북 익산과 전남 여수를 달리는 전라선의 KTX는 ITX와 5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전라선은 전북 익산역에서 출발해 전주역, 남원역을 지나 전남 동부권인 순천역과 여수엑스포역을 향한다.
 
고속철도의 최소 충족 속도는 200㎞인데, 전라선 대부분에서 시속 150~180㎞로밖에 달리지 못한다. 철길이 구불구불해 KTX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복선전철화 사업을 통해 선로를 개량했음에도 저속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라선 이용객들은 저속철도를 타면서도 고속철도 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익산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KTX를 타면 평균 1시간 40분이 걸린다. 저속철인 ITX는 1시간 45분으로 고속철과 저속철이 5분 차이다.

정차역에 따라 ITX의 소요시간이 더 짧을 때도 있다. 고속철이 저속철보다 더 느린 경우에도 전라선 이용객들은 1300원을 더 낸다. 전라선의 KTX를 타는 게 손해인 상황이다.

전라선 고속화 사업은 지난 2021년 수립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됐으나, 아직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익산역과 여수엑스포를 오가는 전라선. KTX의 소요시간이 1시간 40분으로 ITX보다 1분 늦다. 더 느린 KTX가 요금은 1300원 비싸다. 코레일 홈페이지 캡처익산역과 여수엑스포를 오가는 전라선. KTX의 소요시간이 1시간 40분으로 ITX보다 1분 늦다. 더 느린 KTX가 요금은 1300원 비싸다. 코레일 홈페이지 캡처

전체 23% 호남·전라선…국가 발전 위한 철도 계획

위의 두 사업은 지역 SOC 사업임에도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호남·전라선의 이용객 수가 경부선에 이어 두 번째기 때문이다.
 
국가를 망으로 연결하는 철도는 사업비의 규모도 크다. 그렇기에 철도 계획을 수립할 때 지역 균형 발전은 물론, 사업의 효율성 즉, 경제적 타당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호남선과 전라선 이용객은 전체 여객 분담율의 23%를 차지한다. 국토교통부의 철도 통계에 따르면 호남선 13.45%, 전라선 9.55%다. 이는 부산진역에서 경주역, 포항역, 영덕역을 지나는 동해선 이용객(6.20%)의 네 배 정도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닦인 강릉선 4.08%와는 비교할 수 없다.
 
여객 분담율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경부선(49.5%)을 제외하면 호남·전라선은 이용객이 가장 많은 노선이다.
 
여기에 더해 전북도가 이번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한 전주-김천 간 영호남 내륙선은 영호남의 교류를 통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이 통과됐는데, 달빛철도와 평행하게 영남과 호남을 잇는 철길이 추가되는 것이다.

이는 큰 X선과 작은 네모를 그리는 철도 계획에도 부합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철도교통 이용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국토부에 건의했다"며 "사업 반영을 위해 관련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과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철도노선도. 코레일 제공철도노선도. 코레일 제공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