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배달의민족이 지난달 중순 내놓은 배민1플러스 상품을 두고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고물가 상황 속 제반비용이 껑충 뛴 상황에서 음식 가격에 비율로 붙는 수수료 부담까지 겹쳐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달 17일 자체배달 서비스인 배민배달(단건 배달)과 알뜰배달(묶음 배달)을 통합한 배민1플러스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을 이용하는 업주는 건 당 중개수수료로 6.8%를 부담하고, 총 6천원(부가세 별도)의 배달비 내에서 2500~3300원의 배달료를 내게 된다(나머지는 소비자가 부담). 1.5%~3%의 결제수수료도 이용요금에 포함된다.
이러한 정률제 서비스는 이번에 처음 도입된 것은 아니다. 배민은 지난 2021년 6월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도입하면서 프로모션으로 중개 수수료를 건당 1천원만 받다가 2022년 3월부터 중개수수료 6.8%의 정률제로 시스템을 개편한 바 있다. 현재까지 이 수수료는 인상 없이 동결 상태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뒤 배달 주문 시장이 축소되고, 자영업자들이 고금리·고물가·소비 침체에 시달리면서 배달에 소요되는 고정 비용을 제한 뒤, 벌게 되는 돈이 턱없이 적어졌기 때문에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요새 장사를 해서 채 10%도 남기기 버겁다"며 "부부 둘이서 운영해야지, 인건비도 못 남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치킨값 2만원 중, 닭고기, 기름, 소스, 박스 등 기본 비용이 약 1만원 정도이고, 매장 운영비, 세금, 배달앱 이용요금, 앱에서 실시되는 본사 차원의 프로모션 비용까지 분담하고 나면 실제 점주가 손에 쥐는 돈은 2천원도 안 된다고 한다.
또 배민이 배민1플러스 상품 출시 이후, 배민배달·알뜰배달 가능 점포를 대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이 서비스 대신 정액제로 매달 앱 광고(울트라콜)만 활용하는 업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 쿠폰을 주는 곳을 찾게 되기에 정액제만 이용하는 점포는 주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자영업연대 이종민 대표는 "울트라콜을 활용하시는 업주들은 배달대행을 쓰시기도 하지만, 사정이 어려워 직접 배달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정률제 수수료를 추가로 내면서 더 적은 수익을 가져갈 수밖에 없게 되는데 손해를 자영업자만 감당하게 되니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정률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배민은 전세계 플랫폼이 채택하고 있는 수익모델이며, 근래 요율 변동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업주들이 배민에 내는 금액 중 배달비는 배달을 수행한 라이더에게 대부분 지급되는 불가피한 비용이고, 결제수수료도 PG사에게 전달해야 하며, 부가세의 경우 업주가 정부로부터 환급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개 수수료마저 받지 않는다면, 서비스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실제로 해외 플랫폼의 경우 주문 금액의 20% 이상을 수수료율로 책정하고, 배달비도 따로 지불하는 등 우리나라보다 플랫폼에 내야하는 비용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또 배민1플러스의 중개수수료는 6.8%로, 쿠팡이츠 스마트요금제의 9.8%, 요기요 요기배달의 12.5%보다 낮아 국내 업계 최저수준이기도 하다.
다만, 시장 점유율 60%에 이르는 배민에 대한 업주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만큼, 정률제 자체에 대한 논의가 플랫폼 자율기구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시행 중인 '배달 플랫폼 사업자별 상생 및 부담 완화 방안'은 다음달 종료되기에 새로운 상생안에 정률 수수료 개편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