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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오늘(22일) 기준금리 발표…9연속 3.50% 동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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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계부채‧부동산 부담에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도 여전히 커
"소비자물가 다소 오를 가능성도…통화 긴축 기조 장기 지속 필요"
"한은, 기준 금리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르면 올 하반기 인하"
22일,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도 발표…경제성장률 전망치 2.1% 유지 여부 관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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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동결할 전망이다.이번에도 금리를 묶으면 9차례 연속 동결이 된다.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인 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였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내려 역대 최대 수준(2.0%포인트)인 두 나라 간 금리 격차를 더 벌릴 가능성도 거의 없다.

경제 전문가 대부분은 미국이 오는 6월께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도 하반기부터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쪽으로 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안한 물가, 식료품 물가 고공행진…"장기 통화긴축 기조 통한 물가안정 중요"


소비자들이 채소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소비자들이 채소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특히 1월 식료품 물가는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2.8%)의 두 배를 넘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3.2%)보다 0.4%포인트 하락했지만, 식료품 물가는 0.1%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농산물 등 생활물가도 여전히 높다"며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안정을 이루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증가 계속,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 여전히 높은 美 물가지표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개발 공약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까지 들썩이는 점도 조기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지난달까지 10개월째 불어나고 있다. 특히 1월에만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55조3천억원)이 4조9천억원 늘었다.1월 기준으로는 2021년 1월(+5조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미국이 물가 시기의 마지막 국면에서 너무 일찍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섰다가 물가 안정기 진입 자체가 무산되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구간) 리스크'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한은의 금리 동결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0.3%)은 전문가 전망치(0.1%)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큰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이 5월 이전에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기대도 크게 꺾였다.

정용택 IBK 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물가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치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나 부동산 PF 문제, 미국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가 뒤로 밀리고 있는 문제,환율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금리를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2월 기준 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물가가 아직은 안심하기에 이른 상황인데다 가계부채 문제도 녹록치 않다"면서 "미국의 통화정책 역시 높은 물가 상황 등으로 인해 인하로 돌아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 1월 CPI, 시장 예상치 웃돌아…"조기 금리인하 기대감 감소"


연합뉴스 연합뉴스 
채권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8~15일 55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응답자 전원(100%)이 이같이 내다봤다고 20일 발표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 응답자 비율이 98%였지만 이달에는 100%였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투협은 "한국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표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1월 미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감소, 3월 채권시장 심리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도 발표한다.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획재정부 전망치(2.2%)보다 0.1%포인트 낮은 2.1%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2.6%로 기존 전망치(2.4%)보다 0.2%p 상향했다.

경제 전문가 대부분은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기와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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