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정치는 타협과 합의의 기능을 잃은 채 극단적인 대립과 증오, 혐오에 포획되고 있다"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지난 시기 국민이 보내준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도 "많이 부족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세력은 민주당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게 부족하다"며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권력 행사를 자제하는 민주주의 규범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국민은 대통령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 만으로 국회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이 입이 틀어막힌 채 사지가 들려 끌려나가는 참담한 모습을 봤다"며 "이 모습이 과연 우리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지금 우리가 겪는 민주주의 위기를 심각하게 직시해야 한다. 지금도 거리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채 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해병대 단체와 관계자들, 그리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해병대 박정훈 대령의 모습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와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의회정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겠다. 민주주의를 이룩한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을 믿기에 무도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에 힘껏 맞서겠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아울러 홍 원내대표는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 "현재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정부 위원 9명 중 여성가족부 장관을 제외한 8명이 5~60대 남성 일색이고, 운영위원 9명 중 8명도 마찬가지"라며 "왜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지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탁상공론만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사이 정책에 큰 이견은 없다"면서도 "여당이 제안하고 있는 '일·가정 양립' 중심의 대책은 저출생 문제를 구조적,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당도 민주당이 국민께 약속 드린 결혼·출산지원금 도입, 결혼 시 소득과 자산을 따지지 않고 모든 신혼부부에게 대출을 제공하고 출산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감면하는 지원 제도, 신혼부부 주거 지원 대상을 10년차 부부까지로 확대하고, 출산 자녀 수에 맞는 적정한 주거를 제공하는 '우리아이 보듬주택', 정부가 절반을 지원하는 '우리아이 자립펀드' 공약 등에 대해 신속한 검토를 통해 화답해 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 원내대표는 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 과제로 △공정 경제 △혁신 경제 △기후위기 대응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