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과대학 학생들이 20일을 기점으로 동맹휴학 등 집단행동을 하기로 결의한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의대생들이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20일 동맹휴학에 들어가기로 하자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학 측에 엄정한 학사관리를 요청했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방침이 알려진 이후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비상연락체계를 가동해 대학별 학생 동향·조치를 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교육부는 의대에 연일 '엄정한 학사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19일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들과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학생들의 단체행동에 대해 대학 차원에서 철저한 학사관리와 지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특히, 총장들에게 '법과 원칙에 따른 학사관리'를 주문했다.
교육부는 15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에 공문을 발송해, 각 대학이 학생들의 휴학신청에 대해 학칙에 따른 절차와 요건을 충족했는지 명확히 확인할 것을 요청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오석환 차관 주재로 40개 의과대학 교무처장들과 긴급회의를 연 바 있다.
교육부는 특히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성민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학칙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대학에는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학생들은 군 복무나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인한 장기 요양, 자녀 양육이나 임신·출산, 그밖에 학칙으로 정하는 사유로 휴학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각 대학들은 학생들의 동반휴학원 제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육부가 엄정한 학사관리를 요청한 만큼, 각 대학이 동맹휴학을 허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 의대학장은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하더라도 이를 수리할 생각은 없다"며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지역에 있는 모 의대의 경우, 학생이 수업 일수의 1/4을 결석하면 자동유급되기 때문에 의대 개강일정을 2주가량 늦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휴학계를 내지 않은 채 수업을 거부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 학사일정 차질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한편, 교육부는 의대생 집단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16일 구성한 '국립대병원 및 의대 상황대책반' 인력 보강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의대생 단체가 '20일 집단휴학'을 결의한 이후 '상황대책반'을 구성해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대학별 학생 동향 파악 등 학사관리에 대한 감독을 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집단휴학 신청을 한 원광대 의대생 160여명은 지도교수의 설득으로 모두 휴학 신청을 철회했고, 집단휴학 방침을 밝혔던 한림대 4학년 학생들도 실제 휴학계를 낸 학생은 없는 것으로 교육부는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