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전국교사일동이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고 있다. 나채영 수습기자17일 교사들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전국교사일동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늘봄정책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날 집회는 경찰 추산 1500명, 주최 측 추산 5천 명이 모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교사들은 추모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나왔다. 일부 교사들은 한 손엔 국화 꽃을 다른 한 손엔 "서이초 순직인정"이 적힌 검은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오는 21일 인사혁신처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앞두고 서이초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연단에 선 16년차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이 자리는 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검은점 선생님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라며 "우리 사회와 교사들은 서이초 선생님과 유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빚을 졌다. 그 빚을 갚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서이초 선생님의 순직 인정이다"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전국교사일동이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고 있다. 나채영 수습기자 이날 집회에는 서이초 사건의 유가족도 참석했다. 고(故) 서이초 교사의 오빠이자 교사유가족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박두용씨는 "결코 순직 인정이 최종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순직 인정이 가족들의 아픔을 온전히 취해줄 수 없지만, 동생의 최소한의 명예회복과 명복을 기리기 위해 반드시 마땅한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손팻말을 들고 "교사죽음 진상규명 순직인정 촉구한다", "서이초교 교사순직 조속하게 인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석을 위해 경남 창원에서 왔다는 30대 여성 교사 B씨는 "서이초 선생님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들이 그동안 많이 힘들어하셨고 그래서 운명을 달리했다"면서 "모든 직업이 힘든 점이 있고 겪어보지 않으면 얼마나 힘든지는 사실 모른다. 모든 직업이 가지는 일종의 십자가를 존중해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포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한지은(32)씨는 취재진이 다가가자 왈칵 눈물을 쏟으며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기도 했다. 한씨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순직 인정을 촉구한다"며 "꼭 선생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전국교사일동이 주관한 집회는 지난해 서울 도심에서 10차례 넘게 열렸지만 이날 열린 집회는 올해 들어서 처음이다.
한편 이날 집회에선 초등학생이 평일 저녁까지 학교에서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늘봄학교 확대 정책도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취재진과 만나 "현장에서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을 누구나 다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식의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