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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은 여전히 테일러 스위프트 '음모론'을 믿는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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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연합뉴스테일러 스위프트. 연합뉴스
미국인 5명 중 1명이 올 미국 대선을 앞두고 확산되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모론'을 믿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몬머스 대학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18%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승리를 돕기 위해 세계적인 팝 스타인 스위프트가 '은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중 71%는 공화당원이었고, 83%는 올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73%는 '지난 대선이 사기였다'는 트럼프측의 주장을 옹호했다. 
 
이처럼 스위프트의 '음모론'을 믿는 대부분이 열혈 트럼프 지지층이지만, 평범한 사람이라도 그럴싸한 이야기에는 귀가 솔깃해지고 빠져드는 법이어서 이 수치를 무턱대고 무시하기도 힘들다. 
 
앞서 '9·11는 테러는 미국의 자작극'이라거나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정부 추종자로 변한다'라는 기상천외한 음모론이 제기됐다가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이를 믿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동안 줄곧 스위프트는 낙태의 자유 뿐 아니라 소수자 인권을 공개적으로 옹호해왔기 때문에 그의 성향이 트럼프 보다는 바이든 쪽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도 스위프트는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독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음모론'이 쏟아지는 까닭은 크게 달라진 그의 위상에 기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스위프트는 사상 최초로 콘서트만으로 매출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를 올리면서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타임이 선정한 '2023 올해의 인물'이기도 하고,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4번이나 수상한 유일한 가수이기도 하다. 
 
음악에서의 성공 뿐 아니라 대중에 대한 영향력은 몰라보게 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 가량이 스위프트의 팬을 자처했고 18%는 '스위프트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고 답한 것이다. 
 
지금 스위프트의 말 한마디가 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가졌다고 보기 때문에 '음모론'도 그만큼 더 강력해진 것이다. 
 
한마디로 스위프트가 올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데, 막강한 영향력까지 갖고 있으니 '아예 싹을 자르자'는 차원에서 누군가가 '음모론'이 거세게 퍼뜨리고 있다는 말이다. 
 
'스위트프 음모론'의 핵심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위프트의 투어 콘서트를 국방부가 후원하고 있으며, 결국 올 대선에서 스위프트의 바이든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것이다. 
 
또한 스위프트의 가짜 남자친구인 트래비스 켈시가 소속된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올해 수퍼볼 우승을 할 것이고, 전국적 인기스타인 이 커플이 나중에 바이든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할 것이라고 '음모론'은 설명하고 있다. 
 
'음모론' 가운데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우승은 사실이 됐다. 하지만 NFL(미국프로풋볼)의 많은 전문가들은 시즌 개막전부터 올 시즌 우승 트로피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 지난해 챔피언이었던 치프스를 꼽은 바 있다. 
 
그렇다고 스위프트의 '음모론'이 수그러들 것 같지는 않다. '음모론'이라는게 우연히 맞은 한가지 사실이 '편향(bias)'을 부추겨 또 다른 '음모론'을 만들어내고 증폭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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