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 캡처대전과 세종, 충청, 강원 지역 의사 10명 중 8명이 '이미 의사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의대 입시에서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지역 의사 중 절반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5일 지난해 11월 10~17일 진행한 '의과대학 정원 및 관련 현안에 대한 의사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의협회원 401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중 81.7%(3277명)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대전과 세종, 충청, 강원 지역 의사 57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78.6%(453명)이 전체 조사 추이와 같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절반(49.9%)이 '이미 의사 수가 충분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향후 인구가 감소하면서 의사 수요 역시 줄어들 것이기 때문'(16.3%), '의료비용 증가 우려'(15.0%),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14.4%), '과다한 경쟁 우려'(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응답자 중 49.0%는 '필수의료 분야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고 다음으로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24.4%), '의사가 부족해 환자가 진료받지 못해서'(7.9%) 등을 꼽았다.
지역의료 인력 확충 방안으로 거론되는 의대 입시의 지역인재전형 확대 방침에는 대전과 세종, 충청, 강원지역 의사 중 52.3%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전국적으로는 찬성 48.5%와 반대51.5%로 나왔다.
장학금 등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 의무 근무케 하는 일명 '지역의사제' 도입에 대해서는 62.2%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의사들은 필수의료 분야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낮은 수가'(45.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 부재'(36.0%), '과도한 업무 부담'(7.9%) 등이 지목됐다.
소아과 '오픈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소아청소년과 운영을 지원해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이 4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비자들의 의료 이용행태 개선 캠페인'(14.0%), '조조·야간·휴일 진료 확대 지원'(8.1%) 등이 뒤를 이었다.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전세계 어느 나라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인 수요조사에 기반해 의대정원을 대폭 확대할 경우 지금도 위태로운 건강보험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수요 조사가 아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에 따라 적정 의사인력을 산정하고, 미래 의료수요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과학적 수급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