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에겐 다소 낯선 켈트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과 영성이 국내에 소개됐습니다.
대한성공회 사회선교그룹인 나눔의집협의회와 정의평화사제단이 공동으로 '켈트 기도의 길'을 번역 출간하고 한국교회가 켈트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을 배울 수 있길 기대했습니다. 천수연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고대 유럽에 널리 퍼져있던 켈트인들.
1세기 무렵 전해진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켈트 그리스도교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신앙과 영성을 형성합니다.
켈트 그리스도교는 대부분 12세기 이전 로마 가톨릭으로 흡수됐지만 전해 내려오는 기도문과 시를 통해 이들의 신앙 전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켈트 기도의 길 : 다시 깨어나는 거룩한 상상력'은 켈트 그리스도교 영성의 흔적을 하나로 엮어낸 책입니다.
[이민희 목사 / '켈트 기도의 길' 역자 ]
"본인들의 원래 가지고 있었던 관습들, 자연을 해석하는 시선을 버리는 게 아니라 이것의 근본 지점에 하나님이 계시구나, 우리가 해의 움직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게 하나님의 섭리안에 있는 거구나 이렇게 융합을 하면서…"
오늘날 주류 기독교와 구별되는 이 고대 신앙의 특징은 '공존'입니다.
[자캐오 신부 /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회장]
"기본적으로 자연이라는 것을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존재로 여기는 거죠. 만물 안에 하나님의 영이 호흡이 깃들어져 있는 거죠. 그러므로 나에게도 있는 하나님의 영이 내 곁에 있는 동물이나 나무나 수많은 것들에 함께 깃들어 있는 거죠."
자연 뿐만이 아닙니다. 선과 악, 거룩함과 세속, 빛과 어둠도 이분법으로 구분하지 않고, 공존하되 빛을 향해, 선을 향해 나아가는 지향점을 강조합니다.
특히 일상과 영성이 분리되지 않고 일상으로 신앙을 살았던 켈트인들의 삶은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에 머물고 있는 한국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던집니다.
[김홍일 신부/ 한국샬렘영성훈련원 원장]
"내가 '일상이 사역이야' 이렇게 생각하도록 전환될 때 세상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너무 오랫동안 교회 중심으로 사역을 가두어 온 것이 오늘 우리 교회가 안고 있는 큰 위기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돼요."
이 책은 대한성공회 사회선교그룹 나눔의집협의회와 정의평화사제단이 진행하고 있는 '사회 속의 교회, 교회속의 사회'라는 프로젝트의 하나로 번역 소개됐습니다.
사회와 교회 안팎에 존재하는 불평등과 소외의 문제를 새로운 신학적 상상력으로 변화시켜나가기 위한 시돕니다.
[자캐오 신부 /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회장]
"이 시대와 사회에 굉장히 많은 문제와 질문이 있잖아요. 그런 걸 대하기 위해선 더 넓고 더 다양한
그리스도교 스펙트럼에서 던져주는 이야기와 전통을 맛보시고 그 안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하는 손 내미는 거죠."
자연과 사람 어느 것도 소외시키지 않고, 모든 게 하나님 안에서 소중하다고 여긴 고대 켈트 그리스도인들의 생각이 급변하는 우리 현대사회를 마주한 한국교회에 거룩한 상상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최내호 정선택 편집 김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