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족 "尹 대통령에 묻는다, 국가는 무엇 위해 존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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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난 30일 '이태원 특별법'에 거부권 행사…9번째 행사
유가족협의회 "과거 독재 시대의 암울한 기억 떠올라"
야 4당 "인간 최소한의 도리 저버려…진실 밝히기 두렵나"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유가족·야4당·시민사회 공동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유가족·야4당·시민사회 공동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야 4당, 시민사회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고 나섰다.

1일 오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명분도 근거도 없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인사들도 함께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 취임 1년 8개월 만에 5번째로, 총 9개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 권한을 무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집권 여당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야당의 입법 권한도 대통령의 계속된 거부권 행사로 그 기능과 역할을 상실하고 있다"며 "과거 혹독했던 독재 시대의 암울한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분열과 혐오의 정치, 갈라치기와 이념의 정치, 말과 행동이 다른 정치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윤석열 정부는 대답하기 바란다"며 "정부와 국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합니까"라고 물었다.

국무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된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서울광장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과 면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무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된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서울광장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과 면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특별법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 아니다. 국회의장이 중재했고, 유가족이 아쉬움 갖더라도 중재안을 토대로 통과시켜야 거부권 행사를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중재안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진실 밝히는 것이 두려운가. 진실이 드러날 경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두려웠나"라고 물었다.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제시한 방안은 유가족과 국민을 두 번 모욕 주는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유가족을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경고한다. 거부권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된 것처럼 생각하겠지만 역사는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특별조사위 구성의 공정성이 없다고 하지만 여야 4명 추천으로 동수인데, 국회의장 몫 추천이 편향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과 국회를 무시하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유족들은 자신들의 추천권까지 포기했는데 떼쓰는 국민의힘의 행태가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방해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특별법 개정 자체를 거부하지는 못했다. 그건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부한 것은 그 한 조각에 인간으로서의 양심조차 저버리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유가족·야4당·시민사회 공동 주최로 열린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 규탄대회에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유가족·야4당·시민사회 공동 주최로 열린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 규탄대회에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당 강성희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조법, 방송법,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까지 국회를 통과한 최소한의 법안을 거부한 대통령은 생명과 안전을 지키자는 법안인 이태원 특별법마저 거부했다"며 "국회가 아무리 개혁 입법을 추진하더라도 대통령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183인의 국회의원이 지난해 4월 20일 공동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참사를 재조사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여야 합의가 불발된 결정적 원인은 특조위원의 추천권 때문이었다. 특조위원은 국회의장이 유가족 등 관련 단체와 협의해 3명을 추천하고, 여야가 각각 4명을 추천해 모두 11명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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