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유연수 축구선수 은퇴식 모습. 제주UTD 제공"우리 아들은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만취운전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선수생활을 마감한 전 제주UTD 골키퍼 유연수 선수. 25일 1심 선고 직후 그의 어머니는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결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검찰은 가해자 조모(35)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판사가 이보다 적은 징역 4년을 선고해서다.
유 선수 어머니는 "법정에서 가해자로부터 사과 한 마디 못 받았다. 검찰 구형량에 비해 낮게 나와 마음이 너무 아프다. 피고인은 4년 후 교도소에서 나오면 그만이다. 억울하다"고 했다.
다만 피해자 측 변호사는 "구형량에 못 미치는 징역 4년이 나와서 아쉽다. 다만 재판부가 피해회복 안 됐고, 형사공탁 거부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오지애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과 준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조씨는 실형 선고로 법정구속 됐다. 조씨는 "죄송하다"고 말한 뒤 퇴정했다.
오지애 판사는 "피고인은 술 마시고 차를 몰다 교통사고를 내고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했다. 죄질이 좋지 않다. 음주 교통사고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도 높게 나왔다. 이 사고로 한 축구선수는 척수가 손상돼 하반신이 마비됐다. 결국 선수생활을 그만둬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 1명과 합의한 점, 차량 종합보험 가입돼 피해자 치료를 지원한 점을 고려했다. 대법원 권고형량 범위에서 형량을 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유연수 선수 은퇴식. 제주UTD 제공조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17%의 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다.
피해 차량에는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인 유연수·김동준·임준섭 선수와 트레이너 등 5명이 타고 있었다. 5명 모두 다쳤다. 특히 유 선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이 마비됐다. 결국 사고 1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유 선수는 25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를 결정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조씨는 음주 교통사고 수사 와중에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조씨는 지난해 1월 15일 도내 모처에서 잠들어 있는 여성을 추행한 혐의다. 그는 만취해 아내로 착각했다고 주장했다.
유 선수가 음주사고 피해로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조씨 측은 진정 어린 사과도 없었다.
한 방송에서 유 선수는 "지금까지도 사과 한마디 없다. 사과하려 했다는데, 방법은 많았지만 정작 연락받은 적 없다. 무릎 꿇고 사과했으면 받아줄 의향이 있었는데 너무 화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