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를 시작한 실물 기후동행카드. 서울시 제공카드 하나로 서울시내 대중교통을 한 달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나흘 뒤인 27일부터는 시범사업이 시작되면서 카드를 실제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카드 구매가 필요한지 여부는 본인의 대중교통 이용 횟수와 방식을 잘 따져봐야 한다.
서울시에서 출시하는 기후동행카드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 서울시내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월 정액권이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포함하면 월 6만5천원, 따릉이를 제외하면 월 6만2천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서울시는 토요일인 오는 27일 시범사업 시작을 앞두고 실물카드는 1차 판매분 10만장을 제작해 이날부터 지하철 1~8호선 역사 내 고객 안전실에서 현금 3천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모바일 카드는 안드로이드 폰인 경우 전용 앱인 '모바일티머니'를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서울시내 대중교통 월 40회 이상 사용시 혜택
그렇다면 기후동행카드를 바로 구매해야 할까? 일단 본인의 대중교통 이용 방식을 잘 살펴봐야 한다.
따릉이를 제외할 경우 월 6만2천원의 이용요금은 버스와 지하철 기본요금이 각각 1500원과 1400원이고 보통 환승할인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략 대중교통을 40회 이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대중교통 40회 이상부터는 이용요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를 월 40번 이상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기후동행카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평일 출퇴근 외에도 일과 시간 중이나 주말에도 대중교통 이용이 잦은 경우라면 기후동행카드로 상당한 요금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다만 기본적으로 지하철 1~8호선 서울구간,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가 대상이고, 광역버스와 신분당선 등은 무제한 이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월 40회 이상 이용하더라도 광역버스나 신분당선을 자주 이용하는 경우라면 기후동행카드의 혜택을 보기 힘들다.
특히 경기도나 인천에 살면서 광역버스나 지하철 등으로 출퇴근하는 경우 기후동행카드는 크게 의미가 없고, 5월부터 시작하는 환급 방식의 K패스나 더경기패스(경기도), 인천 I-패스(8월 시행)를 기다려야 한다.
K패스는 대중교통을 15회 이상 이용하면 자동으로 전체 이용분의 2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추가로 청년은 30%,. 저소득층은 53%까지 환급된다. 환급 방식이라 카드를 발급받아 회원가입만 하면 별도 요금충전이 필요없고 어떤 교통수단을 쓰는지도 굳이 따지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서울시민들도 대중교통 이용횟수가 월 40회를 넘지 않는다면 K패스를 적용받는게 더 유리하다. 자신의 대중교통 이용패턴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는 뜻이다.
경기도 출근시는 혜택 못받아…확장성이 관건
여기에 더(The)경기패스나 인천시의 인천I-패스는 K패스에 더해 지역사정에 맞게 추가혜택을 넣는 개념이다. 근간은 K패스로 깔고 할인폭이 높은 청년의 대상을 늘린다거나 어린이나 청소년 승객 환급을 추가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또 광역버스와 신분당선, GTX까지 모든 교통수단을 망라한다는 점, 할인지역이 전국이라는 점도 기후동행카드와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결국 기후동행카드는 무제한 이용이라는 파격 조건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라는 한계를 넘어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될지가 최대 관건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부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후동행카드·K-패스·The 경기패스·I-패스 등 대중교통 정기권에 관한 국토부·수도권 지자체 합동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후동행카드의 수도권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했다. 오 시장은 전날인 22일 열린 '국토부와 수도권 지자체 합동 설명회'에서 "당장의 통합은 물리적으로 힘들 것"이라면서도 "저는 길게 보면 통합이 가능하다고 보는 쪽"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환승할인제의 경우도 처음에는 수도권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5년 정도 걸렸지만 결국은 다 통합됐다"며 "경기도의 기초지자체 중에 김포 외에도 논의되는 곳이 있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김포시의 경우 4월부터 기후동행카드에 참여해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예정이고, 인천시는 오는 8월 광역버스를 기후동행카드에 편입시킬 계획이다.
다만 인천 광역버스 옵션을 포함한 기후동행카드의 월 정액권은 광역버스 기본요금을 감안할 때 1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