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을 거부한다' 기자회견에서 권영국 변호사(민변 집회시위 인권침해감시변호단장)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던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강제로 제압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윤 대통령의 '불통 행보'를 두고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에 대해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을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도중 "윤석열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끌어낸 무도한 행위에 대해 국회의원과 국민 앞에 사과하라"는 등 구호를 외치며 강 의원을 강제로 퇴장시킨 대통령 경호처장과 관련자들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전북 전주시 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전환하라'고 요구했던 강 의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내보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입장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상황이었고 강 의원이 악수했을 때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며 "제도권 내 국회의원이 이런 일을 벌인 것은 금도를 넘어선 일이다.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주장했지만, 대통령실이 함께 내놓은 당시 영상에는 위와 같은 정황이 정확히 담기지 않아 거짓 해명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지난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소동을 일으키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며 끌려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단체는 "지난 18일 대통령에게 '국정기조를 달리해야 한다'는 인사를 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경호원들에게 입을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려 행사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며 "대통령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용인할 수 없고,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든 차단하겠다는 뜻을 단적으로 보여준 이번 사태는 그동안 대통령이 일관되게 보여온 태도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실의 '불통 행보' 사례가 차례로 언급됐다. 단체는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언론과 소통하겠다고 도입했던 도어스테핑은 2022년 11월을 기점으로 중단됐다"며 "대통령실 앞에서의 집회는 집회금지장소라는 이유로 매번 금지해왔고, 집회 참가자들을 폭력적으로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추모분향소를 침탈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심리경호에 힘쓰는 동안 국가권력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국가의 근본적인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며 "국민을 조금이라도 두려워한다면,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근간을 부정하는 일을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