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의 집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침입해 성폭행을 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김형진 부장판사)는 1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53)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극심한 충격과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게 분명하고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릴 것"이라며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피해 회복도 되지 않았고 (피고인은)실형 포함한 범죄 전력도 다수"라며 "뒤늦게 범행 일체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당심에서 피해자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4월 28일 오전 5시쯤 강원 원주의 한 건물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B씨의 집 벽면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창문으로 침입한 뒤 자고 있는 B씨를 위협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맞은편 건물에 거주하는 B씨를 상대로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심에서 A씨는 제대로 발기가 되지 않아 성폭행은 미수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이 사건으로 유전자(DNA) 채취 대상자로 분류되면서 2019년 8월 자신의 집 앞 도로에 주차된 차량 운전석 창문을 깨 파손한 뒤 블랙박스를 훔친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해 4월 원주의 한 도로에서 배우자와 말다툼을 구경했다는 이유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의 조수석에 몸을 넣고 멱살을 잡아 흔든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7년간 신상정보공개와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