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 스프레이 낙서 모방범행 용의자 경찰 조사. 오른쪽은 A씨가 올린 글. 연합뉴스·블로그 캡처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1차 범행을 저질렀던 남녀 피의자 중 임모(17)군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1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날 오후 임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범 김모(16)양은 나이, 범행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전날 오후 12시쯤 석방됐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1시 42분쯤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등 세 곳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 등을 적어 문화재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했고, "SNS에서 불상자로부터 지정한 장소에 '낙서하면 돈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불상자로부터 각각 5만 원씩 두 차례 나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돈은 모두 임군이 받았다.
박종민 기자
한편 이들의 범행을 모방했던 20대 남성 A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적었다가 이튿날인 18일 자수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팬심 때문이며, 홍보 목적은 아니었다. 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행위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A씨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서 "미스치프가 말하는 짖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하다. 아니 안 죄송하다. 저는 예술을 한 것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어 "저는 평소에 그래피티도 안 하고 도벽도 없다"며 "숭례문을 불태운 사건을 언급하면서 끔찍한 사람으로 보시더라.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앞으로도"라고 덧붙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문화재 훼손 사건은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엄중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