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주변으로 눈이 묻어 있었다. 양형욱 기자최저기온 영하 9도까지 떨어진 20일, 시민들은 밤사이 많은 눈이 내려 빙판이 돼버린 퇴근길을 걱정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마저 영하 7도까지 떨어져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맹추위 속에 지난 밤 사이 많은 눈까지 내려 광화문 광장 곳곳에 눈이 묻어 있었다.
두꺼운 롱패딩으로 무장한 시민들은 몸을 웅크린 채 재빠르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눈길을 걷는 어르신들은 미끄러질까봐 보폭을 줄이고 조심스럽게 걸었다. 광장 인근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도 눈이 녹아 미끄러운 도로에서 감속 운행을 했다.
이날 오후를 기점으로 기온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여 시민들은 퇴근길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었다. 미끄럼 사고에 대비해 퇴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털모자와 장갑으로 무장한 송민영(17)양은 "장갑도 꼈고, 목도리도 하고, 패딩도 입을 정도로 많이 춥다"며 "대중교통은 물론이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귀갓길을 걱정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롱패딩으로 무장해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양형욱 기자
롱패딩을 입은 권오성(28)씨는 이미 출근길에 눈을 밟아 한 차례 넘어질 뻔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씨는 "바닥이 미끄러워서 집에 가기 전에 눈이 안 왔으면 좋겠다"며 "어르신들이 거의 미끄러지시는 장면도 봤다"고 우려했다.
추운 날씨에 하얀 입김을 내뱉던 김현우(23)씨도 "나올 때는 몰랐는데 바람을 쐬니까 귀가 찢어질 정도로 춥다"며 "계단에서 내려올 때 넘어질 뻔 했지만 (옆에 있던 친구가) 다행히 잡아줬다"고 말했다.
살을 에는 한파에 전국 곳곳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강원 영월에서 90대 노인이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차 테슬라 뒷유리가 추운 날씨 탓에 파손됐다는 제보가 속출하기도 했다.
이번 한파는 다음 날까지 이어져 올겨울 '최강한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서울 전역, 경기도, 강원도, 충청 일부 지역에 한파경보를 발효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이번 겨울 들어 첫 한파경보다.
다음 날(21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9도에서 영하 5도 사이에 그치겠다. 칼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1도까지 떨어지겠다. 충남권, 호남권, 제주도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돼 아직 눈이 내리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