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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비축 확대‧물류비 지원 나선다는데…중국發 공급망 불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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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요소수 수출 통제 사태…정부 TF 대응책 마련 나서
공공비축 2배 확대, 베트남 등 다변화 민간 기업에 물류비 지원 검토
갈륨‧게르마늄 등 타 품목 불안 여전…중국산 '가격 경쟁력' 딜레마

6일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에서 직원이 요소수를 진열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6일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에서 직원이 요소수를 진열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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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국발(發)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막기 위해 공공비축 물량 확대와 함께 민간 기업에 물류비용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갈륨과 게르마늄 등 주요 원자재 관련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측면에선 여전히 공급망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6일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제11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회의'를 열고 요소 수급 대책을 논의했다. 지난달 말 중국 해관총서가 우리나라로 보낼 예정이었던 산업용 요소 수출 보류 조치에 나서면서 논란이 됐는데, 중국 내부에선 오는 2024년 1분기까지 수출 통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수출 통제 배경에 대해 정치적 이유가 아닌 중국 내부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통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우리 입장에선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상 산업용 요소의 재고량은 3개월치를 유지하는데, 3개월 이상 보관하면 요소 변질 등으로 상품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만드는 요소는 탄소 저감장치와 농업용 비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경유 차량 운행에 필요한 요소수 공급이 부족할 경우, 우리 경제는 상당한 악영향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부는 이날 공급과 수요 등 크게 2가지 측면에서 대책을 내놨다.
 
요소수 생산 이상 무. 연합뉴스요소수 생산 이상 무. 연합뉴스
요소 공급량을 보면 국내기업이 최근 베트남 등에서 차량용 요소 5천톤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재고는 당초 3개월분에서 현재 약 3.7개월분 물량으로 증가했다. 조달청도 1개월 사용분인 6천톤 규모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규모를 시일 내 1만2천톤으로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일시적 수급 애로가 발생한 업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현재 보유 중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약 2천톤을 상황에 맞춰 조기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요 측면에선 차주 단체와 주유소 등에 1회 요소 구매수량 한도 설정 등과 같은 업계의 자율적인 노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국내 차량용 유통시장 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금도 각 주유소에서 1회 구매 시 요소수를 3통 이상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영 기획재정부 공급망기획단 부단장은 내년 1분기까지 요소 수출 제한 사태가 지속될 것이란 외신 보도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며 "(향후) 공급이 제한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선제적이고 지원이 확실한 효과들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별도 대책도 검토 중이다. 중국산 요소가 품질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021년에 이어 예상치 못한 수급 불균형 문제가 재차 발생한 점을 고려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중국 이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중동 등에서 요소 수입 루트를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공급망을 다변화할 경우, 민간 기업들이 운송을 포함한 전체 비용을 10~20% 더 부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물류비 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요소 수급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요소 수입에 소요되는) 물류비의 경우, 기업들은 비용 차이에 의해 움직인다"며 "차량용과 공업용 (요소)까지 범위를 넓히면 연간 약 260억원 정도 들어갈 것이라고 잠정적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조금 다양한 방안과 관련해) 기업들과 의견을 나눠보고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우리 민간 기업들의 중국산 요소 의존도는 올해 1~10월 기준 91.8%에 달했다. 카타르는 4.2%, 베트남 1.4%, 인도네시아 0.2%, 사우디아라비아 0.9% 등으로 중국 외 국가들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 이후 공급망 다변화에 착수해 산업‧차량용 요소의 경우, 중국 의존도는 2021년 83.4%에 이어 지난해 71.7%까지 낮아졌지만 올 들어 재차 급등했다.
 
요소 자체는 희소한 원자재가 아니라서 베트남과 중동 등에서 수급이 가능하다. 문제는 비용이다. 중국에 비해 거리가 먼 베트남 등에서 수입할 경우 높은 물류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수익성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공급망 다변화 추진을 위해 정부가 기업들에게 물류 비용을 지원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물류비 등 보조금 정책이 근본 대책이라기보다는 보조적 대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제3국에서 수입할 때 샘플과 품질관리 비용 등이 발생하는데 그 부분은 기업들과 논의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요소 이외에도 갈륨과 게르마늄 등 여러 가지 원자재 수입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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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요소 사태를 감안하면 중국 변수에 따라 향후 공급망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게 현실이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선 대부분 주요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기적으론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주고,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관계 개선 등 외교적 해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중국 외 제3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민간 기업들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면서, 비축과 방출을 통해 수급 조절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만 한다"며 "기업의 목적이 수익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론 중국과의 외교 관계 개선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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