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팬들이 경기가 끝난 뒤 구단 버스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이우섭 기자강등의 충격에 분노까지 더해졌다.
K리그2로 강등된 수원 삼성의 충격 여파가 경기가 끝난 직후부터 지속되고 있다. 경기가 치러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구단과 팬들 사이에 대치가 발생했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38라운드 강원FC와 최종전에서 0 대 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간 수원과 강등 경쟁 중인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 대 1로 비기면서 수원은 리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모든 팬들이 침묵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팬들은 물론, 오열하는 팬들도 다수였다.
팬들의 감정은 이내 프런트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 수원 팬들은 시즌 내내 프런트의 구단 운영에 불만을 가져왔다. 응원석엔 언제나 프런트를 향한 비판적인 메시지가 쓰인 걸개를 걸어두기도 했다.
응원 중인 수원 팬들. 걸개 중 프런트를 비판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우섭 기자
그 결과가 강등으로 실현되자, 수원 팬들은 주차장 입구로 향했다. 프런트의 얘기를 듣고 싶다는 이유였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프런트 사퇴'였다. 강등에 대한 책임으로 사퇴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구단의 버스는 시간이 흘러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팬들은 "빨리 나와서 대화해 보자"며 답을 기다렸다. 2시간 정도가 돼서야 한 구단 관계자가 걸어 나왔다. 당시 모여 있던 수많은 팬들 입에선 엄청난 야유가 쏟아져나왔다.
해당 관계자는 "구단 창단 이후 최초로 강등을 당했다. 이 팀이 다시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팬들을 진정시키려 했다. 이어 "결과엔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즌 내내 최하위권에 머물며, 상대 팀을 만날 때마다 '수원 강등'이라는 놀림을 받아온 수원 팬들은 기가 차다는 반응이었다. "책임지지 말고 사퇴하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
이우섭 기자이 현장에서 팬들이 원하는 건, 지금 즉시 프런트가 사퇴하겠다고 밝히는 것이었다. 팬들 사이에선 "지금 당장 사퇴한다고 말하라", "책임을 왜 당신들이 지려 하냐"는 등 언성이 높아졌다.
이에 해당 관계자는 "프런트 사퇴는 여러분이 결정할 게 아니다. 사퇴에는 절차가 있다"며 팬들의 요구에 답했다. 이에 수원 팬들은 '책임 회피 반대' 구호를 외치며 응수했다.
이후로도 혼란의 현장은 지속됐다. 수원 구단과 팬들 사이 갈등은 쉽게 마무리되진 않을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