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은 빗나간 것일까? 10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산업활동을 보여주는 3대 지표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석 달만이다. 올해 하반기에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정부 전망이 무색하게 됐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1(2020년=100)로 지난달에 비해 1.6% 감소했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9월 높은 증가율로 인한 기저효과, 임시공휴일(10월 2일)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생산이 전달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제조업 생산이 3.5% 줄었다. 8월(13.5%)·9월(12.8%) 두 자릿수 늘었던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11.4% 줄었다. 올해 2월(-15.5%) 이후 8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건설업 생산은 0.7% 늘었지만 서비스업과 공공행정 생산은 각각 0.9%, 1.4% 감소했다.
소비도 부진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보다 0.8% 줄었다. 의료 등 준내구재(4.3%), 통신기기·컴퓨터 같은 내구재(1.0%) 판매는 증가했지만, 음식료품을 비롯한 비내구재 판매가 3.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3.3% 감소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0.7%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0.1p 하락하며 5개월 연속 내렸다.
다만,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0.3p 올라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경기개선의 기대감은 살아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일시조정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브리핑에서 "반도체 생산의 변동성, 상대적으로 적었던 10월 조업일수, 추석효과 소멸 등으로 월별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라며 "다만 수출의 전반적인 개선 흐름은 이어지고 있고 반도체 업황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부진에 대해선 "고금리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과 투자 중심의 경기회복 흐름이 내수 부문, 소상공인·취약계층 쪽으로 확산하도록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