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박종민 기자정부가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비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상당수의 주택 소유자는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세금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금리 급등세에 따라 급락한 집값이 기준금리 상승세 진정과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빠르게 회복되면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인 공시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5.74% 상승했고, 같은 기간 서울은 13.42% 올랐다.
21일 CBS노컷뉴스가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세무사)에게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에 따른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서울 중저가(6억~9억원) 아파트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올해보다 4~6%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4단지 84㎡(이하 전용면적)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35만1620원으로 올해(32만3358만원)보다 4.22% 증가할 것으로 계산됐다.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 84㎡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61만2936원으로 올해(58만320원)보다 5.62%, 성동구 하왕십리동 풍림아이원 84㎡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97만6255원으로 올해(90만2767원)보다 6.2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가격의 기준이 되는 시세는 원래 2024년 1월 1일 시점이지만 올해 11월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하되, 가격상승이 멈춘 상황을 고려하여 네이버 하한가를 기준으로 계산됐다. 내년부터 반영 예정인 재산세 3% 과표상한제를 적용했고,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한 수치다.
중저가 아파트는 보유세 부담이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준고가 아파트는 단지별 차이가 컸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283만원으로 올해(252만원)보다 11.62%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되지만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84㎡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415만원으로 올해(435만원)보다 3.2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 아파트도 격차가 상당할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14㎡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1798만원으로 올해(1889만원)보다 5.3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같은 단지의 84㎡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1128만원)는 올해(1078만원)보다 5.37% 늘어날 것으로 계산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583만원으로 올해(451만원)보다 무려 32.07%가 증가하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82㎡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올해(438만원)보다 50%가 오른 632만원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주공5단지 84㎡ 와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고덕힐스테이트 84㎡ 2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1735만원으로 올해(1279만원)보다 35.67% 증가하고, 잠실주공5단지 84㎡ 와 래미안고덕힐스테이트 84㎡ ,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3주택자라면 내년에는 올해(1845만원)보다 40.25% 늘어난 2588만원을 보유세로 내야한다.
다만 실거래가 지수가 서울보다 오르지 않은 지방과 비아파트 보유세 부담은 서울 아파트와는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올 들어 9월까지 1.99% 오르는 데 그쳤다. 전남·경남(0.47%)과 충남(0.59%) 오름폭은 1%에도 못 미쳤고, 전북은 오히려 1.26% 하락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수요가 급감한 연립·다세대 주택은 올 들어 9월까지 전국 실거래가지수 상승률이 1.63%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