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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KBS 박민 사장에 위법 지시 '성명불상자' 고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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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KBS 박 사장 방송법→노조법 위반"…법적 근거는?
박 사장 방송법·편성규약·단체협약 위반 고발 기자회견
KBS본부 본격적인 법적 조치…"특별근로감독 청원 계획도"
박 사장 비롯한 사측은 긴급 공방위·편성위 거부→침묵
"임기 1년 사장인데…박 사장에 지시한 사람 찾아낼 것"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누리동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KBS본부가 연 박민 KBS 사장 방송법·편성규약·단체협약 위반 고발 기자회견에서 강성원 언론노조 KBS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누리동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KBS본부가 연 박민 KBS 사장 방송법·편성규약·단체협약 위반 고발 기자회견에서 강성원 언론노조 KBS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가 KBS 박민 사장에 대해 본격적인 법적 조치에 나선다.

KBS본부는 20일 서울 여의도 KBS 누리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박민 사장을 '방송법' '편성규약' '단체협약' 위반 등으로 고발할 것을 밝히면서 어떤 행위들이 불법적 근거가 됐는지 전했다.

이에 따르면 먼저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주진우 하차가 방송법 4조를 위반했다는 설명이다. 방송법 4조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면서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방송법이나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않고서는 규제나 간섭이 불가하다고 나와 있다. 또 방송사는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취재·제작 종사자 의견을 들어 방송편성규약을 제정·공표해야 한다.

KBS본부는 "다수 여당 의원들이 청문회에서 주진우씨에 대한 조치를 주문한 것부터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편성 책임자나 제작자를 제외하면 누구도 방송 제작에 관여할 수 없다"며 "주진우씨 하차의 경우, 라디오 센터장이 임명 예정 상태에서 하차를 지시했고 '박민 사장 지시에 따랐다'는 것으로 안다. 박 사장은 당연히 고발 대상에 들어간다. 또 박 사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내리도록 한 사람이 누구인지 '성명불상'으로 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BS 라디오 '최강시사', KBS2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 등의 편성 삭제 및 일방적 폐지와 KBS '뉴스 9' 앵커 하차는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을 어겼다는 지적이다. KBS본부에 따르면 이는 편성규약에 따른 편성위원회 절차, 단체협약에 따른 긴급편성 통보 절차, 앵커선정위원회 및 프로그램 제작 부서와의 절차 등을 무시한 행태다.

방송법에 의해 권한이 위임된 KBS 편성규약을 보면 취재·제작 책임자는 방송의 적합성 판단·수정과 관련해 실무자와 협의하고 설명해야 한다. 또 취재·제작 실무자는 편성, 보도, 제작 상의 의사결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결정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

사후 조치에 있어서도 실무자들의 권한은 지속된다. 실무자들은 사전 협의 없이 프로그램이 수정·취소되면 경위에 대한 설명과 해명을 요구할 수 있다. 자율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 관련 결정에는 알 권리와 시정도 요구할 수 있다.

노사간 단체협약을 보면 편성·제작·보도 담당자는 이 같은 편성규약을 준수해야 하며 편성·제작·보도 책임자는 실무자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 합리적 절차와 방식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프로그램 개편 전에는 제작진과 협의를 거쳐야 하고, 만약 교섭대표노종조합(KBS본부)이 요구할 경우 개편에 대해 성실히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박민 사장 취임 이후 편성 삭제, 프로그램 폐지, 앵커 교체 등 일련의 과정에서 해당 편성규약 및 단체협약 위반이 잇따랐다는 해석이다.

노동법 전문인 김기덕 변호사는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을 위반한 문제가 가장 크다"며 "현재 인사나 편성 조치가 단행된 주요 프로그램, 앵커 등 대상자를 보면 기업대표 노조인 KBS본부 조합원들이다. 박 사장의 인사청문회를 보면 KBS본부에 대한 편향적 인식과 태도를 갖고 있어 취임 후 곧바로 전격적인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을 주고, 조합활동에 개입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노조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이 가능하다. 고용노동부에 구제를 신청해 행정절차도 밟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명아 노무사는 2022년 '단체협약 등 절차적 공정성을 갖춘 규정을 두고 있으면서 사용자가 인사권, 경영권을 남용해 제작과 송출을 통제한다면 이는 단체협약을 위반, 근로조건을 저해함으로써 방송법 관련 규정이 정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방송법과 노조법에 대한 대법원 판례에 따라 단체협약을 이행하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하고,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에 특별근로감독 청원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박 사장을 비롯한 사측은 KBS본부가 제시한 긴급 공방위(공정방송추진위원회), PD협회가 제시한 긴급 편성위원회까지 최종 거부하면서 대국민 사과 이후 '묵묵부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본부는 "사측에서 아직 책임자급인 부사장 인사가 발령 나지 않았다고 공방위를 미뤘는데 이는 책임자를 사장급으로 올려서 개최될 수도 있다는 규정이 있고, 실제 그렇게 한 적도 있다.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제안을 했으나 최종 거부됐다. 편성위는 공방위가 열리지 않았다며 이를 빌미로 거부된 상태"라며 "서류로만 소통 중이고 우리가 비공식·공식적으로 경영진이나 박 사장과 만난 바는 없다. 정상적인 노사관계 틀 안에서 소통이 불가능하고 사측이 일방적 거부 단계"라고 꼬집었다.

또 임기가 1년에 불과한 박 사장이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단행한 것을 두고는 "결국 박민 사장 개인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박민 사장에게 이러한 지시를 한) 성명불상의 대상을 밝혀내기 위한 싸움"이라며 "이번 정부가 수신료 압박으로 시작해 단순히 사장을 교체해서 언론을 장악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 KBS 2TV 해체 등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본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KBS본부는 오는 21일 서울 남부지검에서 박민 사장을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 이후 순차대로 단체협약위반 고발 및 근로감독 청원, 국민감사청구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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