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우드사이드의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바이든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시진핑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진행한 단독 기자회견장에서 포착된 참모들의 표정이 화제다.
영국 텔레그래프가 공개한 이날 1분 10초 분량의 기자회견 영상에는 두 가지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하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질 석방 협상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 장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앞서 나가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는 (인질 협상의 핵심 중재자인) 카타르인들에게서 큰 협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에 카타르가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물론 협상이 얼마나 진전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미국 정부는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아왔던 터다.
블링컨 국무장관.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인질 석방을 위한 교전 중지 합의가 임박했다고 투로 말하는 대목에서는 회견장 맨앞줄에 앉아있던 토니 블링컨 국무 장관을 잠시 응시했다.
그러면서 "내가 너무 자세히 말하고 있네"라면서 블링컨 장관을 향해 "국무장관, 이제 말을 그만하겠지만 나는 살짝 희망적이야"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이 대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말을 잘랐다"고 표현했다.
두 번째 질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관한 것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여전히 독재자로 보느냐"는 CNN기자의 질문이었다.
지난 6월에 한 모금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해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샀던 사실을 상기시킨 질문이었다.
민감한 질문이 나오자 앞줄에 앉은 블링컨 장관과 커트 캠벨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 조정관의 표정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듣는 블링컨 국무장관. 유튜브 캡처블링컨 장관은 양쪽 손가락을 마주 낀 채 고개를 떨구었다. 표정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불안해보였다.
캠벨 조정관은 '독재자'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갑자기 고개를 들며 주군의 반응을 살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그는 "그렇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는 독재자다"라고 답하며 말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에서 '독재자'라는 단어가 나온 순간 블링컨 장관은 미간을 찌푸리며 안절부절못했다.
캠벨 조정관은 오른손 검지 손가락으로 귀를 파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모들의 이 같은 '윙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와는 전적으로 다른 형태의 정부에 기초한 공산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이며, 그런 측면에서 그는 독재자다"라며 재차 독재자임을 강조했다.
텔레그래프가 확대한 영상에서 블링컨 장관의 얼굴은 바이든 대통령의 말이 이어질수록 흙빛으로 변해갔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듯 바이든 대통령은 이 답변을 뒤로 하고 속히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