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경합 벌이는 이강인-송의영. 연합뉴스싱가포르로 귀화한 '한국계 공격수' 송의영(30·수라바야)이 한국 축구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친 소감을 밝혔다.
송의영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싱가포르는 전반 43분 조규성(미트윌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황희찬(울버햄프턴),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노리치시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연거푸 실점해 0 대 5로 패했다.
결과는 완패였으나 송의영에겐 어느 때보다 뜻깊은 경기였다. 생애 처음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을 상대로 경기를 했기 때문.
여의도고를 졸업한 송의영은 2012년 당시 이임생 감독이 지휘하던 싱가포르 명문 홈 유나이티드(라이언 시티 전신)에 입단해 싱가포르와 인연을 맺었다. 데뷔 첫해 싱가포르 2군 리그에서 12경기 11골을 몰아치며 실력을 입증했고, 2018년에는 공식전 20골을 폭발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때부터 싱가포르는 송의영의 귀화를 추진했고, 송의영은 2021년 시민권을 취득한 뒤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해 11월 11일 키르기스스탄과 평가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날 경기까지 A매치 21경기 4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송의영은 15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전을 앞두고 "한국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할 거라 상상도 못했다. 귀화 후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이어 "감사한 마음이 크고, 한국 팬들 앞에서 능력있는 선수로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도 송의영의 출전에 기대를 모았다. 송의영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머니와 가족들은 본 게 5년 만이다"라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페널티 박스에서 파울 범하는 송의영. 연합뉴스이날 한국과 생애 첫 맞대결에 대해서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고, 지금의 경험을 통해 팀도 분명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에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벽을 느낀 것도 사실"이라며 "내년에는 싱가포르에서 만날 기회가 있을텐데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를 밟아 감회가 새로웠다. 송의영은 "몸을 풀 때 울컥했다. 경기 중에는 훌륭한 선수들과 뛸 수 있음에 감사했다"면서 "경기를 준비하면서 부담도 됐고, 전날 잠도 설쳤는데 경기장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렸다"고 밝혔다.
경기 후에는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슈퍼스타' 손흥민(토트넘)과 유니폼을 교환하기도 했다. 송의영은 "같은 선수여도 (손흥민은) 우리에겐 슈퍼스타다. 유니폼을 교환하려고 기다리고 있었고 이런 적이 처음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손흥민에 대해서는 올해 초까지 라이언 시티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신욱(킷지)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송의영은 "예전에 (김)신욱이 형에게 손흥민 선수에 대해 많이 들었다. 손흥민 선수도 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송의영은 향후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확실히 동남아 축구와 (한국은) 수준 차이가 난다"면서 "훌륭한 선수들과 뛰니까 K리그나 일본 무대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