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재미 한인작가 이창래의 신작 '타국에서의 일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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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이치코리아 제공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영원한 이방인' 재미한인 작가 이창래가 20대 청년의 성장소설로 9년 만에 돌아왔다.

스탠퍼드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1995년 '영원한 이방인(Native Speaker)'으로 데뷔한 이래 퓰리처상, 전미 비평가협회 소설 부문, 카네기상 최종 후보에 오른 그는 펜·헤밍웨이 문학상(1996)을 비롯한 숱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다.

신작 '타국에서의 일 년'은 자신이 속해 있는 현실과 이 세상에 어떠한 소속감도 느끼지 못하는, 그러다 우연히 만난 타인에게 이끌려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등지고 '낯선 세계'로 떠나 버린 이의 여정을 다룬다.

20대 청년 틸러 바드먼은 백인과 구분되지 않는 한국계 혼혈이다. 대학교 도시 던바 출신인 틸러는 자산가가 많은 이 도시의 친구들처럼 어려서부터 유복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 관리직인 아버지 덕에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랐다. 틸러가 느끼는 결핍은 주류가 아닌 인종이나 경제적인 측면보다는 성장기 어머니의 부재, 아버지와의 어색한 관계, 어느 곳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정체성과 열 살 넘게 차이나는 싱글맘 여자친구, 8% 밖에 섞이지 않았지만 한국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DNA적 소수자와 같은 다양하고 복잡한 배경들이 깔려 있다.

골프장에서 캐디 아르바이트를 하던 틸러는 어느 날 자수성가한 중년의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이자 화학자인 퐁로우와 만나 인연을 쌓는다. 자신의 요거트 아이스크림 시식평을 요구 받은 틸러가 그의 사업장을 방문하고, 로우는 틸러의 남다른 미각을 확인하고 함께 사업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한다.

이 책의 큰 줄기는 틸러가 퐁로우와 하와이, 선전, 홍콩 등 다양한 세상으로 비즈니스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견한 퐁로우의 출장에 틸러가 따라나서는 이야기다.

여기에 더해 틸러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여자친구인 30대 싱글맘 밸과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밸은 남편이 불법적인 사업을 하는 것을 알고 당국에 고발한 뒤 증인 보호를 받으며 살아간다. 그에게는 아들 빅터주니어가 있다. 남편의 보복이 두려워 아이를 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을 할 정도다. 외부와 단절된 두 모자에게 틸러가 새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변화가 이어진다.

외동아들이자 어머니의 부재, 미세한 소수자이면서 지역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청년 틸러. 그에게 퐁로우는 아버지, 밸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그려진다. 사회적 책임을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운 20대의 나이, 개인과 가족, 혈연 관계가 등장하지만 완벽한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서도 결핍의 치유가 가능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이창래 지음 |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 7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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