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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갚으면 나체사진 뿌린다" 협박한 불법대부업체 11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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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이자 3000%' 소액대출 조건으로 나체사진·주민등록등본 등 요구
9개월간 피해자 80여명으로부터 2억3천 뜯어…'청년·취약계층' 노려
"비대면 고금리 소액대출, 악질적 채권추심 많아…공인된 지원제도 이용해야"

연합뉴스연합뉴스
연이자가 '3000% 이상'인 소액대출을 미끼로 나체 사진 등을 요구한 뒤 연체 시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불법대부업체 사장 등 조직원 11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급전이 필요한 청년 등을 주로 노린 이들이 피해자들로부터 뜯어낸 금액은 2억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과 중랑구 일대에서 미등록 대부업체를 운영한 사장 A씨 등 11명을 범죄집단조직·활동, 성폭력처벌법·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소액대출 홍보를 위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대출 조건으로 연 3000% 이상의 '살인적' 이자와 함께 나체 사진과 주민등록등본, 지인 연락처 등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간 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한 피해자에 대해서는 가족·지인에게 '빚을 대신 갚지 않으면 (피해자의) 나체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 83명으로부터 이렇게 챙긴 부당이득이 약 2억 3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직원 B씨 등 구속된 4명은 피해자 가족·지인에게 피해자의 나체사진을 유포했을 뿐 아니라, 피해자의 어머니·여동생 등의 얼굴에 나체사진을 합성해 지인들에게 뿌리며 조롱·협박을 일삼기도 했다.
 

소액 대출이 절실하지만 변제능력은 부족한 청년 및 사회 취약계층이 이들의 타깃이었다.
 
조직적으로 수사망을 따돌린 정황도 드러났다. 조직원들은 해외 기반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사용했고, 가명과 대포폰을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포통장과 '자금 세탁책'을 동원해 대부 이자를 입금 받은 뒤 인출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보이스피싱 조직과 유사한 점조직 형태의 범행이란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장인 A씨는 피해자 데이터베이스(DB) 자료 관리 및 대부업체 총괄 관리를 맡고, 나머지 직원들은 채권 추심 및 협박 등을 담당하는 등 분업 체계도 확실했다. 업체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피해자에게 전화해 고성을 지르며 욕설·협박을 할 수 있도록 방음 부스까치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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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과정은 모두 비대면으로 운영됐다. A씨 등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3개월마다 대부업 사무실을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동대문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와 상담소 연계, 피해영상 삭제 지원 등을 실시했다. 나체사진 추가유포를 막기 위해 피의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분석하는 등 '2차 피해' 방지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불법사금융 척결을 위해 앞으로도 미등록 대부업, 불법채권추심 등에 대한 특별단속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고금리 소액대출은 대포폰·대포계좌를 이용해 범행하기 때문에 악질적인 방법으로 채권추심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상환을 위해 또 다른 대출을 강요해 상환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취약층을 지원하는 '공인된 제도'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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