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현대자동차그룹이 기록적인 실적을 써내려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잇따라 최대 실적을 경신한데 이어 이제는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2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전동화 전환을 비롯한 자동차 업계의 격변 속에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발 빠르게 제시하며 대응한 성과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1조27억원, 영업이익 3조821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6.3% 급증하면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2분기에도 연달아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올해 9월까지 현대차의 누적 영업이익은 11조6524억원을 찍었다. 누적 매출액은 121조311억원이다.
현대차에 이어 이날 발표할 기아의 3분기 실적도 장밋빛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기아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24조9441억원, 영업이익은 2조7895억원이다.
전망대로라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을 넘어선다. 올해 2분기까지 양사 합산 누적 영업이익 14조1076억원을 더하면 한해를 다 채우기도 전에 연간 영업이익은 20조원을 돌파한다. 현대차그룹 사상 처음이다.
이같은 실적에는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판매대수는 14만2869만대로, 전년 대비 18.4% 증가한 수치이자 9월 기준 역대 최고 월간 판매 실적을 거뒀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17.5% 증가한 7만5605대를, 기아가 19.5% 늘어난 6만7264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9월 누적 미국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15% 오른 125만482대로 집계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모델이 실적에 힘을 보탰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제네시스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5만2000대가, SUV는 6.3% 오른 58만7000대가 팔렸다.
여기에 친환경차도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9월 국내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28만8379대로, 전년 동기보다 23.7% 증가했다. 전체 내수 판매량 99만607대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만 약 30%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대수는 19만7000여대로 집계돼 전체 내수 판매의 20% 가까이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고공행진이 올 연말까지 이어질 걸로 내다본다. 미국 비중 확대와 고환율로 인한 매출 증가 효과에 더해 친환경차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호실적을 뒷받침할 걸로 관측된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올해 연간 목표 영업이익으로 현대차는 12조9980억~14조5610억원, 기아는 11조5000억~12조원을 내걸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수요 증대로 지속적인 판매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낮은 재고 수준과 신형 싼타페 등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연간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다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높은 금리 수준 등 대외 거시경제의 변동 가능성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