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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82%, 정부 대책 도움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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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1579가구 실태조사 결과 발표
피해자 71% '최우선변제' 대상 안 돼
"정부 대책 실효성 떨어져…피해자 실태조사부터 해야"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연합뉴스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연합뉴스
'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된 지 5개월이 다 돼가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대책의 도움을 받은 피해자는 전체 피해자의 17.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가구 가운데 70% 이상이 보증금 일부를 다른 담보권자에 앞서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최우선변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시연구소와 주거권네트워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가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7일까지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1579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지원 대책을 한 가지라도 이용했다'고 답한 가구는 17.5%(276가구)에 그쳤다.

특별법 지원을 받기 위한 피해자 인정 신청조차 하지 않은 가구는 33.7%에 달했다. 지자체에 피해자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 중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해 포기한 이들이 24.4%에 달했다. 이외에도 피해자로 결정된 가구는 42.8%에 불과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가구는 21.2%,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가구는 2.3%였다.

한국도시연구소와 주거권네트워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가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희영 기자한국도시연구소와 주거권네트워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가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희영 기자
이들이 자신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응답자 중 1490가구의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71.2%가 최우선변제(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임차인 우선변제) 대상자가 아니었다. 피해자 10명 중 7명이 임차인 보호를 위한 핵심 제도에서 비켜나 있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세입자 보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인 우선변제 보증금조차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 의해 금융기관의 선순위 근저당권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며 "우선변제 대상 보증금 상한 확대 및 소급 적용, 근저당권 설정 당시의 우선변제 보증금은 재계약으로 인한 보증금 액수와 상관없이 보장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간 등록임대사업자의 보유주택 483가구 중 등록임대사업자가 의무 가입해야 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7.7%에 불과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이강훈 변호사는 "정책 만들어 놨지만 실제 제도 이용자들의 수요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권리 상태도 분석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저리 대출 확대가 필요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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