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약물·가스 등의 중독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3분의 2는 의도성 있는 중독, 절반 이상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나타났다. 10대의 80%는 해열제 등 치료약물, 60대 이상은 농약 계열 중독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27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에 따르면 중독환자들이 노출된 물질은 치료약물이 51.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가스류(13.7%), 인공독성물질(11.9%)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 관련 보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응급실 내원 중독환자를 대상으로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첫 실태조사는 지난해 6월1일부터 지난 5월31일까지 14개 시·도의 15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 기간 5997명의 중독환자가 발생했다.
노출 형태는 경구 노출(70.2%), 흡입(14.2%), 물림·쏘임(9.3%) 순이다. 사망 사례는 5997건 중 102건(1.7%)이다.
중독환자는 여성(56.2%)이 남성보다 많았으며, 의도적 중독(67.2%)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발생 장소는 가정 내 발생이 73.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발생연령은 20대(19.0%), 70대 이상(14.5%), 40대(14.4%), 50대(14.0%) 순으로 나타났다.
노출물질은 전 연령대에서 치료약물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0대의 80%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전 연령대 중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에 가장 취약했다.
연령대별 노출물질 발생 분포. 질병관리청 제공 10대의 다빈도 중독물질 1위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21.1%)가 가장 많고 2위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19.2%)로 나타났다. 10세 미만의 경우 화장품, 락스 등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에 비의도적으로 노출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60대 이상에서는 글라이포세이트, 글루포시네이트 등 농약류가 다수 포함됐다. 농약류 중독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의도적 중독 사례에서 가장 자주 노출된 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가 20.9%, 졸피뎀 (10.9%), 일산화탄소(9.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비의도적 중독은 일산화탄소(19.3%), 벌 쏘임(18.5%), 기타 및 미상의 동물에 물림·쏘임(7.8%) 등의 순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한다. 지난달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 및 응급처치방법 등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진행 중이다. 향후 소아·노인 등 취약집단을 중심으로 중독질환 예방사업의 대상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가 중독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관계 부처의 정책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