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죽도시장. 김대기 기자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에는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바뀌고 있는 차례 문화와 이상기후 등으로 크게 오른 가격에 상인들과 소비자 모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25일 찾은 포항죽도시장. 상가 곳곳에 과일과 생선, 채소 등이 수북하게 쌓여 넉넉한 한가위를 실감케 했다.
제수용품을 구입하려고 나온 주부들과 상인들의 흥정이 시장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뒷자리를 떼달라는 손님과 안된다는 상인은 한참을 실랑이 하다 기분 좋게 흥정을 마치는 모습, 생선 한 마리를 더 주는 상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는 손님 등 흥겨운 전통시장의 모습이 묻어났다.
특히, 올해는 지역 수산물 소비 활성화와 물가 안정을 위해 전통시장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되면서 환급방법을 묻고 답하는 모습도 눈에 뛴다.
하지만 최근 명절 차례상이 간소화 되면서 상인들은 명절대목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50대 생선 상인은 "시장에 사람이 많아지긴 했는데 매상은 별 차이가 없다"면서 "매출 감소가 느껴지는게 아니라 감소가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30대 과일 상인은 "홀수로 차례상을 준비하니 3개를 사던 손님이 이제는 1개를 산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포항죽도시장. 김대기 기자추석을 준비하는 소비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올해는 긴 장마 탓에 이날 죽도시장에서 사과 상품 1개는 1만원에 팔렸고, 배 6천원에 거래됐다.
또, 일본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소비 위축에도 문어는 kg당 8만원, 민어조기는 1마리에 1만2천원에 각각 팔렸다.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주부들은 치솟은 제수용품 가격에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50대 주부 A(포항 이동)씨는 "무슨 종류할거 없이 너무 올랐다. 생선이고 뭐고 할 거 없이 비싸다. 30만원을 갖고 나왔는데 50만원으로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60대 주부 B(대구)씨는 "과일도 과일인데 채소가 너무 올랐다. 고기를 아직 안샀는데 예산을 다 썼다"고 말했다.
'더할 나위 없이 한가위 같아라'라는 말이 치솟는 물가에 옛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