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일가족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 가운데 불이 난 아파트에 피난 공간이나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없어 인명피해가 컸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불이 난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모 아파트에는 피난용 소방 시설인 '경량칸막이'가 없었다.
경량칸막이는 화재 발생 시 현관으로 대피할 수 없을 경우 옆 세대로 피하기 위한 일종의 가벽이다. 얇은 합판 등으로 만들어 작은 충격으로도 벽을 뚫고 대피할 수 있다.
1992년 7월 주택법 개정으로 설치가 의무화한 이후 대부분 아파트는 경량칸막이를 설치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불이 난 아파트가 1989년 사업 승인을 받고 건축법 개정 직전인 1992년 2월 준공해 경량 칸막이 설치 의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화재 초기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프링클러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스프링클러 역시 1992년 법개정 이후 16층 이상 공동주택에 대해서만 설치가 의무화했고 그전까지는 의무가 아니었다.
이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에서 불이 나 화재 초기 진화에 실패했고 불이 번진 뒤 대피 공간도 없어 인명피해가 더 컸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에 스프링클러와 경량칸막이 등 소방시설이 없었다. 이 때문에 화재 인지나 초기 진화 대피가 늦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과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A(40대·남)씨와 A씨의 장모 B(50대·여)씨가 숨졌다. 또 A씨의 아들 C(3)군이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당시 A씨 가족은 불이 나자 발코니에 대피해 매달려 있다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